"검찰 수사관인데…" 학생회비 1천900만원 보이스피싱 피해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서울 강남경찰서는 서울의 한 대학에서 단과대 학생회비를 관리해 온 학생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당했다는 신고를 받아 수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모 대학 한 단과대 학생회에서 자신의 통장으로 교비, 학생회비 등 공금을 받아 관리하던 학생 A씨는 지난달 30일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A씨는 '검찰 수사관'을 자칭한 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와 "당신 명의로 된 통장이 대포통장을 이용한 범죄에 이용됐다. 범죄에 연루되는 것을 막으려면 통장에 있는 돈을 모두 현금으로 뽑아 넘겨줘야 한다"고 말해 약 1천900여만원을 공금통장에서 인출해 넘겨줬다고 주장했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A씨를 수서역으로 유인해 '금융감독원'이라 적힌 서류에 서명하게 한 뒤 자신들에게 돈을 넘겨주라고 지시했다.
이들은 "안전 계좌로 돈을 옮기면 담당 수사관이 강남에서 기다렸다가 돈을 돌려줄 것"이라고 속였다고 A씨는 전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지하철역 근처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쫓고 있다.
A씨가 속한 단과대 학생회는 페이스북에 사건 관련 입장서와 경위서를 올리고 "A씨가 7월 31일까지 전액 변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학생회 재정관리권의 허점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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