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임기 마친 조경규 환경부 장관, 이색 프레젠테이션 이임식
(세종=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4일 오후 조경규 환경부 장관의 이임식이 열린 정부세종청사 대회의실.
조 장관의 취임 이후 발자취를 담은 영상의 상영이 끝났음에도 천장에 걸린 대형 스크린은 올라가지 않았다.
조 장관의 프레젠테이션(PT) 때문이다.
형식적인 분위기에서 딱딱한 퇴임사만 말하고 끝나는 통상적인 이임식과 달리 조 장관은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짧았던 10개월 임기의 공과를 복기했다.
조 장관은 "임기 동안 비가 와도 문제, 가물어도 문제, 바람이 물어도 문제였다"고 '엄살'로 말문을 열고는 "그래도 이만큼 환경부를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의 고생 덕분이었다"고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각 실국별 성과를 정리한 화면을 띄우면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조 장관은 남은 직원들을 향한 따끔한 충고도 이어갔다.
조 장관은 "환경 문제는 사전에 막아야 비용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며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겠지만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임기 동안 환경 현안에 집중하고 현장 점검과 소통 행정을 강화했다"면서도 "하지만 투입한 노력에 비해 결과가 충분했는지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이 체감하기에 그동안의 성과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지금까지의 고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역량 강화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또 "환경부는 과학적인 데이터와 통계를 기반으로 유관 기관과 함께 적시에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직원들 역시 탁상행정이 아니라 자신의 역할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이날 이임식에 앞서 가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아쉬운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미세먼지 대응은 내부적으로 가장 공을 들인 사안임에도 결과가 좋지 않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미세먼지가 1∼2년 만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긴 하지만 결국 국민의 눈높이는 충족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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