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프리카 청년들, 일하러 리비아 갔다가 난민 돼"
UNHCR 보고서…치안 부재·인신매매 극성 리비아 실태 조사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리비아의 치안 부재와 사법 시스템 붕괴가 아프리카 청년들의 유럽행 탈출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3일(현지시간) 밝혔다.
UNHCR은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리비아로 넘어오는 아프리카 다른 국가 출신의 절반은 애초 리비아에서 돈을 벌 목적으로 왔다가 경제적인 어려움과 고문, 학대 등을 겪으면서 유럽행 보트를 타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비아로 들어오는 아프리카 다른 국가 출신은 80%가 젊은 남성이었고 평균 연령은 22세였다. 72%는 혼자 리비아로 넘어왔다.
49%는 전혀 교육을 받지 못한 저학력자였고 16%만 직업교육이나 고등 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행을 위해 리비아로 들어온 서아프리카, 중부 아프리카 출신 여성들은 대부분 인신매매의 표적이 됐다.
부모 없이 혼자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들어오는 어린이들도 계속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지중해 루트로 유럽에 온 난민 중 어린이의 비율은 14% 됐다. 이들은 주로 에리트레아, 감비아, 나이지리아 출신이었다.
보고서는 리비아의 사법 시스템 붕괴로 많은 무장, 범죄 조직이 생겨났으며 상황은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인신매매는 리비아에서 산업처럼 돼버렸다"고 평가했다.
리비아에서는 일자리를 찾으러 왔던 젊은이들을 노예처럼 매매하는 시장이 형성돼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올해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들어온 9만7천여 명의 난민 중 8만3천여 명이 북부 아프리카에서 출발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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