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와 밀월끝났다는 말 동의못해"…美압박에 '강약 조절'(종합)
美 '항행의 자유' 작전에 "도발말라" 반발, 미중갈등 지적엔 손사래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심재훈 특파원 = 중국 외교부가 3일 미국에 두 갈래로 대응했다.
미 해군의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과 관련해선 이날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의 언급으로 "도발말라"고 강력히 경고한 반면 오후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선 겅솽(耿爽) 대변인이 미국을 향해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겅 대변인은 미·중 밀월관계가 끝났다는 지적에 "중국과 미국은 주요 2개국(G2)으로 쌍방관계에서 항상 각종 사건이 벌어지고 있고 이를 피하기는 어렵다"면서 "쌍방이 공통인식을 확대하고 협력을 심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중 양국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존중하고 협력하는 기초위에서 공통인식을 확대하고 협력하는 동시에 이견을 관리하고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양국 관계가 이미 두 나라의 범주를 벗어나 아태지역은 물론 세계의 안정적인 발전과 번영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도 했다.
겅 대변인은 그러면서 "미·중 관계의 밀월이 끝났다"는 그런 용어는 언론에서 만든 용어이며 미·중 양국은 한 번도 그런 말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의 이런 답변은 미국이 최근 중국을 겨냥해 잇따른 강경조치를 하는 데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실제 미국은 지난달 29일 북한 정권의 돈세탁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단둥(丹東)은행을 비롯해 중국 기업과 개인에 대한 독자제재를 가했고, 미 국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대만에 10억 달러 규모의 무기판매 계획을 승인했다.
그에 이어 미 해군은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테텀'을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西沙群島>·베트남명 호앙사군도)에 있는 트리톤 섬 12해리(약 22㎞) 이내로 진입시켜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투기가 출격하는 등 긴장 국면이 조성됐다.
앞서 이날 오전 루 대변인은 "미국의 구축함이 중국의 시사군도 영해에 들어왔으며 중국은 즉각 군함과 전투기를 보내 경고하고 떠나게 했다"면서 "시사군도는 중국의 고유 영토로 중국 정부는 1996년 시사군도의 영해 기선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은 항행의 자유라는 깃발을 내세우고 다시 군함을 보내 시사군도로 들어와 중국의 법과 유관 국제법을 위반하고 중국 주권을 심각히 침범했다. 이는 엄중한 정치적 군사적 도발 행위로 중국 측은 미국의 관련 행위에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시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중국 국방부의 우첸(吳謙)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별도 성명에서 "미 구축함이 시사군도에 침입해 중국 해군 미사일 호위함 3척과 젠-11B 전투기 2대가 즉각 대응에 나섰다"면서 "미국 측이 군함을 파견해 중국 영해를 제멋대로 진입하는 것은 심각한 위법 행위로 중국 국방부는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미국 측이 군함을 다시 중국 영해에 파견하는 것은 미·중 양군 관계의 발전 분위기를 크게 훼손한다"면서 "중국군은 각종 방위 능력을 강화하고 바다와 하늘에서 순찰을 강화해 주권과 안전을 확고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또 외교채널을 통해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미국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미국의 잇따른 강공에 중국이 유화적인 제스처로 정면대응을 피하면서도, 핵심 사안에 대해선 분명하고 단호한 대응을 하는 강약 조절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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