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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쿄서 정치실험 성공한 고이케, 신당창당엔 일단 선긋기(종합)

"1992년 일본신당 연립정권 주도 경험 염두…당분간 관망할 듯"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지난 2일 실시된 일본 도쿄도의회 선거의 주역은 단연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였다.

그는 지난해 7월말 도쿄지사 선거에 출마해 자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지 약 1년만에 도쿄의회까지 장악하면서 향후 정국의 태풍의 눈으로 재차 부상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서 1년간 해온 정치실험을 중앙 정치로 확산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해 9월 정치인양성소인 '희망의 주쿠(塾)'을 토대로 지역정당인 도민퍼스트(우선)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달 1일 도민퍼스트회의 대표로 취임해 이번 선거에서 대승을 이끌어냈다.

정치권에서는 고이케 지사가 도의회선거 압승을 계기로 지역을 뛰어넘는 '고이케신당' 창당을 단행할 것이냐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그가 신당창당 카드를 꺼내들 경우엔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은 3일 고이케 지사가 1990년대 정치권에 돌풍을 일으켰던 일본신당의 사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1992년 창당한 일본신당은 같은 해 참의원 선거에서 고이케 지사 등 4명의 당선자를 냈다.

이어 이듬해 6월에는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20석을 얻으며 바람을 일으켰고, 다음달 열린 중의원 선거에서도 35명의 당선자를 냈다.

당시 자민당이 단독 과반수 획득에 실패했고, 사회당, 공명당, 민사당 등 기존 야당만으로도 단독 과반수를 얻지 못했다.

일본신당은 이런 의석 구조에서 확보한 캐스팅보트를 활용해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대표가 연립정권의 총리를 맡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이케 지사가 자민당, 민진당 탈당파를 규합해 연내에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내년으로 예상되는 중의원 선거에 후보자를 내기 위해서는 정치자금 조달이 문제되는 만큼 연내에 5명 이상의 의원을 모아 신당을 창당하면 내년부터 정당교부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자민당을 탈당한 와카사 마사루(若狹勝) 중의원, 민진당 출신의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중의원, 일본유신회의 와타나메 요시미(渡邊喜美) 참의원, 무소속 마쓰자와 시게후미(松澤成文) 참의원이 고이케 지사와 손을 잡은 상태다.




물론 고이케 지사가 높은 인지도와 새로운 정책 등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이런 파괴력이 중의원이나 참의원 등 전국 단위 선거로도 이어질 것이냐는데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민의 대표로 책임을 맡고 좋은 도정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도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도쿄올림픽 성공, 도쿄의 국제금융도시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도쿄도와 국가는 도민의 이익을 생각해 필요한 연대를 하지 않으면 안되므로, 정부와 필요한 연대는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사안에 따라 아베 정권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고이케 지사는 "지사직에 전념하겠다"며 도민퍼스트회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총리직 도전 등 국정 진출을 위한 신당 창당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상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도의회 선거 승리를 이끌어낸 전날 밤에도 같은 질문에 "도민을 위한 최선의 이익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일해 나갈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결국 고이케 지사는 앞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집권 자민당의 행보 등을 주시하면서 신당창당 여부, 창당시 시점 등을 심사숙고할 것으로 보인다.


choina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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