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경쟁에 집중…지방선거 다가올수록 '통합론' 커질 듯
洪 "기생정당" 흡수통합론 vs 李 "지지율 회복 우선" 자강론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자유한국당 대표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선출되면서 정치권은 자연스레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경쟁과 통합'이라는 두가지 트랙을 놓고 벌일 줄다리기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당장은 '보수적통'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정부·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1대 1 대결구도를 만들기 위해선 선거를 앞두고 범보수 연대 또는 통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현재로서는 두 보수야당의 통합론이 힘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당은 물론 바른정당 역시 지도부 초창기인 만큼 서로 혁신 작업에 전념하며 치열한 '보수적자'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아직 진행 중인 데다 추경,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현안에 대한 대응 역시 시급한 과제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패배 이후 첫 지도부가 들어선 만큼 일단 내부를 추스르는 작업이 급선무"라며 "당대 당 통합이나 연대와 같은 과제들은 뒷순위로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통합 방법론을 두고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점도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홍 대표는 경선과정에서 줄곧 바른정당을 '기생정당'이라고 표현하며 통합을 하더라도 흡수통합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한국당은 당 대 당 통합이 아닌 바른정당 개별의원들을 차례로 끌어오는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홍 대표는 최근 초재선 의원들과의 토론회에서 "우리가 제대로 쇄신만 하면 대부분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역시 바른정당이 일정 수준의 지지율을 회복한 뒤에야 연대나 합당 등의 통합이 가능하다는 '자강론'을 앞세우고 있다.
다만, 친박세력을 축출한 한국당과의 통합은 고려해볼 만하다는 입장이 당내 다수 존재하는 만큼 한국당의 자체 쇄신 작업에 따라 통합 작업은 힘을 받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홍 대표와 이 대표 모두 쓴소리를 마다치 않는 공격형 스타일이라 최악의 조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애초 궁합 자체가 양당 통합을 성사시키기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을 겨냥, "한국당에서도 받아줄 수가 없는 금수저 2세나 배신의 상징인 일부 정치인들은 결국은 정치적 자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 경선 토론회에서 "우리는 그동안 대장이 없는 상태에서 (한국당의)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속절없이 당했다. 이젠 강하게 나가야 한다"며 한국당에 강경모드로 맞설 것을 예고했다.
goriou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