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샷' 여자골프 최혜용 "자존심도 상했지만…"
용평리조트오픈 2R 대회 최소타 타이…9년 만에 우승 기회
(평창=연합뉴스) 권훈 기자=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유소연(27)은 200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정작 신인왕을 놓쳤다.
간발의 차이로 신인왕은 도하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동료이자 동갑 친구인 최혜용(27)에게 돌아갔다.
최혜용은 2008년 2차례 우승을 거둬 1승에 그친 유소연을 따돌렸다.
하지만 유소연은 이후 KLPGA투어에서 8승을 더 올렸고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5승을 수확하며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으나 최혜용은 추락을 거듭했다.
2013년 상금랭킹 62위에 그쳐 시드마저 잃은 최혜용은 2014년과 2015년에는 2부투어에서 뛰어야 했다.
시드전을 거쳐 지난해 KLPGA투어에 복귀했지만 상금랭킹 65위로 밀려 다시 시드전을 치렀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서도 최혜용은 12개 대회에서 8차례나 컷 탈락하는 등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혜용은 1일 강원도 평창 버치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 2라운드에서 7언더파 67타를 때려냈다.
67타는 작년 주은혜(29)와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김지현(26)이 한 차례씩 기록한 대회 18홀 최소타 타이기록이다.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7개를 골라낸 최혜용은 이번 시즌 들어 개인 최소타 기록을 만들어냈다.
전날 3언더파 69타에 이어 이틀 연속 60대 타수를 적어낸 최혜용은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무려 9년 만에 우승 기회를 잡은 최혜용은 "우승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라고 한다"면서 "내일은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최혜용은 지독하게 풀리지 않은 지난 세월도 "내 실력이 부족했다. 다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시드전을 치르는데 자존심이 상했다"는 최혜용은 "몇 번 해보니까 받아들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3년 시즌에 너무 골프가 안 됐다"며 "2014년에 2부투어를 처음 뛰었는데 적응도 되질 않고 힘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계기가 돼서 더 강해졌다. 연습할 시간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였다.
이번 시즌 부진의 원인을 "샷이 잘 되면 퍼트가 안 되고, 퍼트가 잘되면 샷이 안됐다. 박자가 잘 맞지 않았다""고 진단한 최혜용은 "이 대회에서는 둘 다 박자가 맞는다"고 설명했다.
최혜용은 깊은 슬럼프에서도 재기를 꿈꾸며 샷을 가다듬었다고 털어놨다.
"컷 탈락을 많이 했지만 대부분 1타 차로 아쉽게 떨어졌다. 어쨌든 부족한 점이 있다는 뜻이니까 모자란 것을 채우려고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는 최혜용은 "그래서인지 더 단단해진 것 같다"고도 했다.
9년 만에 우승 기회를 잡은 최혜용은 "그동안 땀 흘린 덕인지 비거리도 늘었고 퍼팅도 한결 나아졌다.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다"면서 "내일은 나 자신을 믿고 자신 있게 경기하겠다"고 다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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