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최대집회 질서정연…퇴근시간 전 해산해 불편 최소화
집회 현장 정리정돈 노력도…이전 정부때와 차별화한 집회
열흘 전 건설노조 집회 당시 비판 목소리 의식한 듯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30일 민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 집회는 새 정부 들어 최대 규모 집회였음에도 전반적으로 질서정연하게 진행됐다.
민주노총은 이날 정오부터 곳곳에서 치러진 사전집회와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약 5만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본대회, 종각·종로3가 방면으로 이어진 도심 행진까지 경찰과 별다른 마찰 없이 차분하게 일정을 이어갔다.
이들은 집회를 1시간가량 진행한 뒤 예정대로 평소보다 이른 오후 4시10분께 도심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세종로사거리에서 종로3가까지 진행방향 전 차로를 점거한 채 이뤄졌지만, 정리집회 시간을 합해 1시간여만인 오후 5시20분께 마무리됐다.
본격적으로 교통혼잡이 시작되는 금요일 퇴근 시간 이전에 집회를 마치고 차량 통행을 재개시켜 시민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인 셈이다.
민주노총은 무대에 오르는 발언자들에게 투쟁사를 짧고 명확하게 해 집회가 지연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전체 집회가 예정된 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본집회를 마치고 행진에 나서기 직전에는 '민주노총이 쓰레기를 안 치웠다는 얘기를 듣지 않도록 정리정돈을 해달라'는 방송을 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이 이처럼 차분한 집회를 벌인 것은 문재인 정부에 노동계 현안을 요구하면서도 지나치게 대립하지는 않으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정부를 믿고 기다려달라"는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에 "더 기다릴 수 없다"고 반박하고, 요구사항을 즉각 들어달라고 '지금 당장'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 날 사회적 총파업도 강행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위원회 테이블에 다시 들어가고 일자리위원회에도 참여하기로 하는 등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노·정관계를 이전 정부 때와는 다르게 하려는 모습도 함께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하투(夏鬪)에 해당하는 이 날 사회적 총파업 대회도 요구사항은 명확히 하면서 차분하고 질서정연하게 하는 모양새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열흘 전 민주노총 소속 건설노조가 출근길 교통혼잡을 유발하고 무질서한 모습을 보여 시민들에게 불편을 줬다는 비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도 민주노총의 이와 같은 모습에 맞춰 도심 행진을 금지하지 않고 차벽·진압경찰도 내세우지 않아 평화로운 집회를 이어가는 데 한몫을 했다.
행진 시간이 길지 않았던 데에는 경찰이 과감하게 전차로를 내준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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