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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골드만삭스 꿈꾼다'…몸집 불리기 나선 증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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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골드만삭스 꿈꾼다'…몸집 불리기 나선 증권사들

업계 지각변동 속 주도권 경쟁…합병 이어 자본확충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을 앞두고 업계 판도가 빠르게 변화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몸집 불리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겠다며 금융당국이 앞장서는 가운데 더는 과거처럼 수수료 수익에 기댈 수 없게 된 증권사들이 기업금융 등 '돈 되는' 투자처에 먼저 진입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모양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종금증권은 7천48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는 모두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발행한다.

이 경우 자기자본은 3조원을 넘겨 대형 IB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2020년에 종합금융 인가를 반납해야 하는 메리츠종금은 최근 2년 반 새 자본금을 3배로 늘리며 의욕적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2014년 12월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자기자본이 1조원대로 올라섰고 2015년 7월 4천억원의 유상증자, 지난해 11월 메리츠캐피탈 인수 등을 통해 올해 3월말 현재 2조3천285억원으로 덩치를 키웠다.

여기에 이번 RCPS 발행이 완료되면 자기자본은 3조913억원이 된다.

대형 IB는 일반 증권사 면허로는 불가능한 기업 신용공여(대출)와 헤지펀드 거래·집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전담중개) 업무를 취급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자기자본이 탄탄한 증권사에 대해 규제를 완화해주고 대신 기업금융 업무를 부여하는 '초대형IB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투자은행에는 단기금융업무를, 8조원 이상인 투자은행에는 종합투자계좌(IMA) 업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아직 4조원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일단 기업금융 업무를 지속할 수 있고 초대형IB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도 계속해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 26일 국내 최대 인터넷 전문기업인 네이버[035420]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파트너십 강화를 목적으로 상대방 자사주를 5천억원씩 매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3천80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 증대 효과를 거둬 자기자본은 7조원을 넘겼다.

자기자본 8조원이 넘으면 고객이 예탁한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지급하는 IMA 업무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금융 업무에 필요한 재원을 개인으로부터 조달할 수 있어 투자규모를 키울 수 있다.






지난해에는 KB증권이 인수합병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초대형 IB의 최소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겼다.

KB증권은 옛 현대증권과 합병해 자기자본 3조9천500억원을 넘긴 뒤 1천8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키웠다.

삼성증권은 자사주 10.94%를 삼성생명[032830]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한국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071050]가 발행한 2천억원어치의 회사채로 자기자본을 불렸다.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증권사 간 경쟁 심화에 따라 위탁매매수수료율이 감소하고 주식시장 침체로 거래 대금도 줄면서 2011년 9월 71.9%였던 수탁수수료 비중은 작년 말 36.0%까지 하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바뀌면서 생존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상황에 왔다"며 "어느 정도 자본력을 갖춘 증권사들에 지금은 누가 먼저 새 판의 주도권을 쥐느냐를 가리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chom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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