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돈 벌어줄 금융상품은…"여전히 주식"
IT·금융 강세 지속…"저평가 중소형주·배당주 주목해야"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조민정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 월간 기준으로 7개월 연속 올라 과열 논란이 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유망 투자상품으로 주식을 꼽는 데에 주저하지 않았다.
장기 랠리에 따른 조정을 다소 받을 수는 있겠지만, 한국 주식 자체가 아직 저평가 상태이고 수급 여건도 양호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상승을 주도했던 정보기술(IT)과 금융 업종이 계속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했다.
다만, 그동안 대형주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는 점에서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또 새 정부 출범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움직임 등에 따라 배당주를 추천하는 조언도 나왔다.
◇ "코스피 상승세 지속…주식, 여전히 유망"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일 "그동안 상승 피로감에 하반기 들어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는 있지만 코스피 상승세는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보다는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IT와 금융, 금융 중에서도 증권이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금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시 성장으로 경기가 회복한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라면서 "경기 회복기에 안전자산인 채권은 불리하므로 채권에 들어갈 이유가 없고 주식이 좋다"고 말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이런 추세장일 때는 주도주가 바뀌지 않는다"면서 "주도주는 IT와 경기민감주가 그대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가치투자가들은 코스피가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싸다는 점을 강조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 몇 개가 오르며 지수가 많이 올랐을 뿐"이라며 "전체적으로 한국 주식이 과열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7개월간 이어진 코스피의 상승에도 "오름폭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여전히 국내 주식형 펀드가 제일 낫다"고 말했다.
다만 "오름폭은 크지 않지만 7개월째 상승이라는 점에서 피로도 누적에 따른 단기 조정 가능성이 있다"며 주가 수준이나 시간으로 나눠 투자하는 '분할 매수 전략'을 허 사장은 추천했다.
◇ 저평가 중소형주·배당주 추천…"채권 분산 투자" 조언도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국내 주식이 다른 해외 주식보다 아직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어 코스피가 올라갈 가능성이 더 크다"며 저평가된 중소형 가치주나 내수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최근 1∼2년 많이 오른 경기민감주나 수출주보다는 배수가 낮은 중소형 가치주나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내수주를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존 리 대표도 "중소형주 중에서 저평가된 옥돌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현호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장은 "IT·금융 등 대형주가 계속 주도하겠지만 그동안 대형주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간격(갭) 메우기' 차원에서 중소형주의 랠리도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또 배당주를 올해 하반기 관심을 둬야 할 테마상품으로 꼽았다.
신 부장은 "최근 배당주 쪽으로 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지배구조 개선 목소리가 커지며 향후 기업들의 배당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전 세계에서 배당 수준이 낮은 수준이어서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늘 가능성이 크다"며 연말과 가까워지는 하반기에 배당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6월부터 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배당주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남권 사장 역시 "연말로 갈수록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며 배당주를 추천했고 이채원 부사장도 "배당형 스타일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분산 투자 차원이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약화 등을 이유로 채권이나 채권형 상품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채원 부사장은 "채권은 현금과 거의 비슷한 유동자산이라는 측면에서 만약의 위기에 대비해 들고 있어야 하는 귀중한 재원"이라며 "기회비용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일부 들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석현 대신증권 자산배분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회복과 인플레에 대한 기대심리가 약화하고 있어 채권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미국 국채 10년물을 추천하기도 했다.
다만, 이창목 본부장은 "경기 회복기에는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이라며 "채권에 투자하더라도 신흥국 채권이나 선진국 채권 중에선 하이일드채권 등의 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귀띔했다.
hyunmin623@yna.co.kr,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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