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요율 0.35%? 0.5%?…내주 판가름
4일께 주주협의회 열고 최종 결정…사용료 차액 보전방안도 결의 예정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금호타이어[073240] 채권단이 다음 주에 주주협의회를 열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제시할 상표권 사용 요율을 결정한다. 고려 중인 사용 요율은 0.35%와 0.5% 중 하나다.
2일 채권단에 따르면 오는 4일께 열리는 주주협의회에서 채권단의 상표권 수정제안이 결정된다.
채권단은 당초 지난달 말 중국의 더블스타와 협의해 상표권 사용 요율과 기간을 조정, 박삼구 회장에게 마지막 제안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정안에 대한 이견 때문에 채권단의 내부 논의가 길어졌다.
더블스타는 매각종결 선결 요건으로 사용 요율은 매출액의 0.2%, 상표권 5년 사용 후 15년 추가 사용, 자유로운 해지 등을 요구했다.
이에 박 회장 측은 사용 요율은 매출액 0.5%, 20년 사용, 해지 불가를 역제안한 상태다.
사용 요율과 관련해 채권단이 고려하는 안은 0.35%와 0.5%다.
0.35%는 더블 스타와 박 회장이 제시한 사용 요율의 중간값이다. 양측이 똑같이 0.15%포인트(p)씩 양보하자는 의미다.
0.5%는 채권단이 박 회장의 역제안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추가 협상 없이 상표권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자는 의지가 담긴 안인 셈이다.
단, 어느 안으로 결정되더라도 기존 더블스타가 제시한 0.2%와의 차이만큼은 채권단이 보전해준다는 채권단 내 결의가 뒷받침돼야 한다.
예컨대 채권단이 사용 요율의 마지막 제안을 0.5%로 결정했다면 더블스타의 요구안과는 연간 90억원 가량의 상표권 사용료 차이가 나는데 이를 보전해준다는 것이다.
현재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에 내는 이자가 한해에 1천억원에 달해 채권단이 대출금리를 약간만 낮춰도 사용료 차액을 보전할 수 있다.
다만 주주협의회의를 구성한 여러 채권은행이 모두 이에 동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차액을 보전하더라도 매각만 성사된다면 채권은행으로서는 이득을 보는 장사기 때문에 동의 전망이 어두운 편은 아니다.
이번에 더블스타에 9천550억원에 파는 지분은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에 빌려준 4천600억원을 출자전환한 것이다.
예정대로 금호타이어 지분이 팔리면 채권단은 당초 대출금 4천600억원을 회수할 뿐 아니라 5천억원에 가까운 매각 차익도 얻게 된다.
채권은행들의 매각 성사 의지도 높다. 지난달 말 만기가 도래한 1조3천억원어치의 채권의 만기를 9월 말로 연장하기로 이미 결의했다.
이번 주주협의회에서 사용 기간과 관련해서도 복수의 안을 두고 논의한다.
기존 5+15년을 고수하는 안과 양측의 안을 절충하는 안이 있다. 절충안은 양측이 제시한 의무사용 기한인 5년과 20년 간의 차이(15년)의 절반을 양측이 똑같이 양보하는 것이다.
즉, 12년 6개월(5년+7년 6개월)을 의무사용하고 나머지 7년 6개월을 추가로 사용하는 식이다.
여기에 상표권을 보유한 금호산업[002990]에 해지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더하면 사용 기간과 관련한 선택지는 더 늘어난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는 방향으로 사용할 경우 금호산업이 이를 제지할 수단이 없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채권단 관계자는 "다음주에 제시할 채권단 안을 박삼구 회장이 거절할 경우 특단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채권단은 매각이 무산되면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박 회장의 경영권과 우선매수권 박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채권단은 현재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 경영평가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에 대한 논의도 주주협의회에서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D 등급 이하를 받으면 채권단은 회사의 경영진을 교체하거나 해임권고를 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 첫해인 2015년에 D등급을 받았고 이번 2016년 경영평가에서도 D 등급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379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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