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외원조사업 통제 강화로 투명성 높인다
내년 ODA 예산 3조1천여억원…'박근혜표 사업'은 정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정부가 대외원조사업의 단계별 통제를 강화해 투명성을 높인다.
공적개발원조(ODA)에 필요한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5천500여억원 증가한 3조1천여억원으로 집계됐고, 글로벌새마을청년봉사단 등 '박근혜표' 원조사업은 정비하기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새 정부 들어 첫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열어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18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을 확정했다.
정부는 먼저 새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추진방향으로 '효과적이고 투명하며 함께하는 ODA'를 제시했다.
정부는 무엇보다 '투명성'에 방점을 뒀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ODA 규모는 증가했지만, 해외 진행사업에 대한 통제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컸다.
이에 정부는 사업 전 과정에 외부전문가를 참여시키고 결과 공개를 확대해 ODA 사업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기로 했다.
기획단계에서는 사전타당성 조사에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켜 결과를 공개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사업심의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착수단계에서는 실제 사업 수행기관의 목록을 공개하고, 수행단계에서는 기획재정부와 외교부가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켜 이행이 잘 되고 있는지 점검해 다음 사업심사에 반영한다.
평가단계에서는 시행기관의 자체평가에 민간 전문가 참여를 활성화하고, 보고서를 공개한다.
또, ODA 통계시스템(stats.odakorea.go.kr)을 수요자 친화적으로 재설계하고 공개정보 범위를 확대한다. 국제원조투명성기구(IATI) 등 국제 기준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한 정보 공개도 더 늘린다.
아울러 정부는 우리나라의 ODA 사업이 국제공통의 가치반영과 사업 간 연계 면에서 미흡하다는 일부 지적을 수용했다.
앞으로는 국제사회의 공동목표인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와 수혜국 수요에 기반을 둔 '국가협력전략(CPS)'을 재원배분 핵심원칙으로 설정하고, 유무상 연계협의회(가칭)를 가동해 연계사업을 상시로 발굴하고 예산편성의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한다.
정부는 핵심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기존 사업을 정비하기로 했다.
이른바 '박근혜표 사업' 가운데 새마을 운동 요소가 포함된 사업과 개발협력 4대 구상 사업은 명칭과 추진체계를 폐지하고 이어나갈 가치가 있는 사업들은 새로 개편한다.
앞서 외교부와 코이카는 지난 4월 말 박 전 대통령 시절 추진한 음식·보건의료·문화 분야 융합 원조사업인 '코리아에이드'를 '모자(母子) 보건 아웃리치(outreach, 봉사) 사업'으로 대체했다.
정부는 민간부문, 다른 나라, 국제기구 등 ODA 주체와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시민단체·학계·기업 등과 민관협력 사업을 올해 664억원에서 내년 787억원으로 늘리고, 민간부문과 공동 투자 활성화 및 시민사회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또한, 개발협력분야 청년기업 등 진출기반 지원, 인재양성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전문가 배양 생태계를 조성하고 일자리와 연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분쟁·재난·빈곤 등으로 가장 열악한 지위에 있는 취약국 지원에 적용하고자 ▲취약성에 따른 차별화된 지원 ▲포용적인 지원 강화 ▲효과적 지원 수단 동원 등 3대 전략도 이날 마련했다.
한편 2018년 ODA 요구액 규모는 총 43개 기관(지자체 11개 포함)의 1천372개 사업에 약 3조1천8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보다 5천536억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내년도 ODA 예산은 정부 예산편성 및 국회 예산심의 과정을 거쳐 12월 말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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