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 토론회' 연 바른정당…"한국당, 군부·유신보수 잔당"
한국당과 차별화 '박차'…이혜훈 "이제 진정한 보수세력으로 출발"
민주화 기여한 '86 보수' 재조명…"YS 민주당을 당의 뿌리로"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바른정당이 29일 보수정당으로는 이례적으로 '6·29 선언' 기념토론회를 열고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에 박차를 가했다.
바른정당의 주축 세력인 개혁보수 인사들이 당시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86세대였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한국당을 '낡은 안보보수'로 규정짓고, 자신들이 보수의 새로운 구심점이 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혜훈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6·29 선언 30주년 기념토론회' 축사에서 "한나라당, 새누리당, 바른정당으로 이어져 온 보수세력이 3당 합당 때 군부와 손잡았다는 이유로 공격의 대상이 될 때 할 말이 없었다"며 "군부세력의 흔적이 남은 당에서 벗어나 이제 진정한 보수세력으로 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고위원인 하태경·김영우 의원은 학생운동 중이었던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하 의원은 "그해 6월 대학교 2학년이었는데 당시 몇 달은 수업에 안 들어가고 거리에서 살았다. 인생을 바꾼 사건이었다"며 "지금 한국당은 그때 소멸하지 않은 유신 보수들의 잔당이다. 한국당 청산이야말로 우리 시대 과제이고 우리 당의 과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당시 대학교 3학년으로 매일 가투(가두투쟁)을 벌이고 있었다"면서 "지금 6·29 선언의 의미가 마치 민주당 등 진보세력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초대 당 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은 6·29 선언 당시 안기부 남산 취조실에 있었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촛불정국 이후 정상적인 정권교체가 이뤄졌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가 공고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가 보수의 적통으로 자리 잡으려면 사회민주주의, 경제민주주의를 제대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열린 본 토론회에서는 6·29 선언의 의미와 함께 오늘날 보수정당의 한계와 과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기재 양천갑 당협위원장은 "바른정당은 군사정권, 그리고 민정당과 분리해내야 한다"며 당의 뿌리를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통합민주당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른정당의 창당은 역사적 산물이다. 이제 신3당 합당을 통해 현실적인 길을 갈 것인지, 독자적인 민주보수의 험한 길을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바른정치연구소의 이지현 부소장은 보수정당의 한계로 ▲ 약한 정체성 ▲ 제왕적 당수체제 ▲ 공천제도 ▲ 지역정당의 고착화 등 4가지를 지적했다.
이 부소장은 "소위 범보수진영은 정당의 보스정치 관행과 지역정당 중심 정치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결국 대통령 탄핵을 맞았다"며 "보수를 재건하려면 먼저 가치정립을 명확히 하고 새로운 인물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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