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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A 출신 SK 켈리가 써내려가는 '코리안 드림'

두 자릿수 승리 채워…"KBO 3년 차 돼 타자 많이 알게 돼"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국내 야구팬들에게 메릴 켈리(29·미국)라는 투수가 알려진 것은 2014년 12월이었다.

SK 와이번스가 2015시즌을 앞두고 그를 영입하면서다.

특별한 이목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경력이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오른손 정통파 투수라는 켈리는 메이저리그 등판 경험 없이 마이너리그 통산 125경기에서 39승 26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덕분에 SK는 총 35만 달러라는 합리적인 금액으로 그를 데려올 수 있었다.

이런 켈리는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들이 애를 먹기도 하는 KBO리그에서 '코리안 드림'을 써내려갔다.

첫해인 2015시즌에는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13의 성적을 거뒀다. 이듬해인 2016시즌에는 평균자책점 3.68을 거두고도 승리와 연이 잘 닿지 않아 9승 8패를 기록했다.

그 사이 몸값도 많이 뛰었다. 올해 연봉은 85만 달러에 달한다.

KBO리그 세 번째 시즌인 올해, 켈리는 시즌을 절반 정도만 치르고도 두 자릿수 승수를 채웠다.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방문 경기에서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뽑고 사사구 없이 7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그의 시즌 성적은 10승 3패, 평균자책점 3.22가 됐다. 최근 등판한 9번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승수 공동 2위, 탈삼진(111개) 단독 1위다.

이날 경기 결과 SK가 6연승을 거두면서 켈리의 호투가 더욱 빛났다.

경기를 마친 켈리는 "두산의 좌타자 중에 강타자가 많아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 것이 주효했다"며 "두산에 좋은 타자가 많아 개인적으로 준비를 더욱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BO리그 3년 차가 돼 상대 타자를 많이 알게 된 것도 도움이 됐고 운도 따랐다"고 덧붙였다.

켈리의 앞으로 야구 인생은 어떨까.

어쩌면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처럼 오래도록 KBO리그에 남아 한국 야구팬들한테 잊히지 않는 투수가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KBO리그를 발판 삼아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어느 쪽이든, 켈리의 '코리안 드림'은 현재진행형이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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