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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 재발견]② '문화 향기·옛 추억 솔솔' 폐교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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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 재발견]② '문화 향기·옛 추억 솔솔' 폐교의 변신

930여 곳 미술관, 박물관, 캠핑장 등으로 화려한 변신

'탈농' 아픔에서 농어촌의 새로운 문화 명소로 각광

(전국종합=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폐교는 1970년대 탈농(脫農)과 이농(離農) 바람이 몰고 온 후폭풍이다.


버림받은 농어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슬픔과 아픔의 공간이다.

198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폐교정책으로 문을 닫은 학교는 전국적으로 1천350여 곳이나 된다.

쏟아져나오는 폐교의 관리는 지방 교육 당국의 숙제였고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술관과 박물관, 갤러리, 캠핑장 등으로 변신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농어촌의 새로운 문화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 하루 평균 100명 찾는 '시골 미술관'

충남 당진시 순성면 아미산 자락에 있는 아미미술관은 폐교의 성공적인 변신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학생 수 감소로 1993년 폐교된 순성초 유동분교를 예술인 부부가 매입해 미술관으로 조성했다.


학생들이 공부하던 교실과 복도를 그대로 살려 다양한 미술품을 전시했고 운동장 곳곳에는 다양한 조형물을 설치했다.

아이들이 뛰어놀던 운동장에는 잔디를 깔아 미술관뿐만 아니라 공원으로도 손색이 없다.

시골에 있는 작은 미술관인데도 하루 평균 1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 충남 여행에서 반드시 찾아봐야 할 곳으로 꼽힌다.

20여 년 전 폐교된 충북 제천 송학초등학교 송한분교는 캠핑장으로 탈바꿈했다.

제천시가 폐교 건물과 운동장을 리모델링해 가족 캠핑장인 '하늘뜨레 서울캠핑장'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야영 텐트 20동과 화장실, 샤워장, 취사장, 주차장, 매점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바둑교실과 별자리 관찰, 향토식물, 텃밭 가꾸기, 동식물 기르기 등 각종 체험도 할 수 있다.


충북 제천시 양화초등학교는 지적박물관으로 변신했다.

1995년 문을 닫았지만 4년 뒤 공무원 출신인 개인이 빌려 대동여지도(영인본) 등 조선시대 지도, 일제 강점기 측량기계, 지적분야 국제 학술집 등 1만2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 지적 관련 학과와 학생, 중·고등학생의 학술답사 장소로 자리 잡았다.


◇ 옛 학교 모습 재현한 '추억의 학교'도 인기

울산시 북구 동해분교는 울산 북구청이 빌려 '추억의 학교'로 꾸몄다.

옛날 모습을 재현한 교실에 학창시절의 사진, 성적표, 상장, 교과서 등 다양한 물품 200여 점을 전시했다.

2010년 3월 개관한 후 연간 1만3천여 명 이상이 찾는다.

1994년 폐교된 경기 안산 화정초등학교는 영어마을로 운영된다

초등학생 대상 영어마을은 하루 1만원 정도만 부담하고, 연간 9천여만원인 운영비는 안산시가 지원한다.

방학과정 수강생을 인터넷 모집하면 1분 만에 접수가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충북 속리산 기슭의 옛 속리중학교는 전시·체험기능을 갖춘 대규모 복합문화시설로 거듭날 예정이다.

보은군이 충북교육청으로부터 속리중학교 터 1만8천500㎡를 매입해 박물관, 미술관, 문화재 체험관을 갖춘 복합문화시설로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교육청 임대수익도 짭짤…폐교 활용 다양화 강구

이렇게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폐교는 전국적으로 930여 곳에 달한다.

전체 1천350여 곳의 69%다.

폐교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각 지역 교육청의 임대 수입도 짭짤하다.

경북교육청은 수련원, 체험 학습장, 복지시설, 농장, 공장시설 등으로 임대해 매년 10억여원을 벌고 있다.

충북도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 전남도교육청 등도 매년 2억원대에서 7억원대의 임대 수익을 거두고 있다.

학교당 매년 500만원까지 들어가는 관리비를 절감하는 효과까지 있어 교육 당국 입장에서는 '꿩 먹고 알 먹고'가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지역 교육청마다 지자체 등을 상대로 세일즈에 나서는 등 폐교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교육부 역시 폐교를 주민 소득증대 시설이나 마을 공동 이용시설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등 이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410여 곳의 상당수는 건물이 지나치게 낡고 낙도나 산간벽지에 있어 활용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활용되는 폐교 가운데 일부는 접근성이 떨어지고 시설과 프로그램이 변변치 못하다는 점도 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일선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폐교를 새로운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방치하는 것보다 여러모로 좋지만, 현재 남아있는 곳은 임대나 매각이 쉽지 않은 형편"이라며 "폐교별 상황에 따른 차별화된 활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doin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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