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바닷모래 채취 반대…건설대란 운운은 공갈협박"
세종청사서 기자간담회…"해양수산 분야 대통령이 직접 챙겨"
내년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 열어둬 "사람 일 100% 단언할 수 없어"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8일 바닷모래 채취 문제와 관련, 골재수급 부족으로 건설대란까지 우려된다는 일각의 주장에 "공갈·협박이라고 본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오찬 간담회를 열고 수산업계의 반발로 올해 1월 중단된 남해 바닷모래 채취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문제는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라며 "지금까지 바다는 무주공산처럼 먼저 파헤치는 게 임자였는데. 그건 곤란하다.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 조사가 선행되고 그 바탕 위에서 모래를 팔지 말지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등에서 제기하는 골재수급 부족 우려에 대해 "조금만 더 비용을 지불하면 대체 자원이 있는데 왜 대란 일어난다는 말이 나오느냐"며 "건설공사의 모래 원가 비중이 0.5% 수준이라고 들었다. 가격이 좀 더 올라도 공사를 못할 정도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강변 모래나 파키스탄, 베트남 등에서 긴급 수입 등의 방법도 있다고 소개하며 "그런 방법들이 있는데, 지금부터 미리 건설대란을 얘기하는 건 공갈·협박이라 본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건설도 중요한 사업이지만 이걸 인질 삼아 대란이라는 엉뚱한 소리를 하고, 수협에서는 대체골재 원천을 찾아 제시하겠다는 말까지 하는데, 그걸 왜 수산업계가 고민하느냐. 뭔가 잘못된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올 2월 해수부가 국토교통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650㎥의 모래를 채취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도 '다시 고민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강경한 입장을 이어갔다.
그러면서도 김 장관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는 편한 사이"라며 "큰 틀의 원칙을 공유하면서 건설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체 모래 확보 방안을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청와대에 해양비서관이 없어진 이후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해양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런 구상을 대통령이 공감하고 지지하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는 "국회 농해수위원장일 때 해수비서관을 없앴다고 해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화해 '박근혜 정부가 부활시킨 것을 왜 문재인 정부가 없앴느냐'고 다그쳤더니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데 비서관이 뭐가 중요하냐'고 말하더라. (김 의원)이 들어와서 해수부 장관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현재 1차관 체제인 해수부를 2차관 체제로 증설하는 문제에 대해 그는 "사실 대통령이 해양차관, 수산차관 체제로 해주고 싶어 했다. 그러나 청와대 비서실과 행정자치부 등 주위에서 모두 반대해 무산됐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식에서 '거꾸로 세계지도'를 띄워놓고 행사를 한 일화를 소개하며 "취임식 준비를 하고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는데 대통령이 거꾸로 세계지도를 해수부 장관실과 각 부처에 다 걸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누가 미리 대통령에게 취임식 정보를 줬나 생각했다"며 문 대통령과 해양강국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세계지도를 거꾸로 걸고 보면 한국이 나아갈 무궁무진한 미지의 영역이 많은데 대륙만 보고 갈 수 없는 육로만 보니 비전이 잘 안 선다고 했다"며 "대통령이 해수부 외 다른 부처도 정상 지도와 거꾸로 지도를 같이 걸어놓고 일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김 장관은 내년 부산시장 출마와 관련 "사람 일은 100% 단언하고 장담할 수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장관을 맡으면 (장관직에) 최선을 다하는 거지, 6∼8개월 뒤 나간다고 생각하고 일해야겠느냐"면서 "가능성을 열어놓는 게 정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