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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국가' 참칭 3년…본거지서 궁지 몰려도 테러중추 역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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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국가' 참칭 3년…본거지서 궁지 몰려도 테러중추 역할 계속

2000년대 후반 종파갈등·내전·공권력 약화 자양분으로 세력 팽창

"본거지 상실 만회하려 분권형 조직개편"…"칼리프國 실물 사라지면 흔들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이달 29일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스스로 국가라 선포한 지 3년이 되는 날이다.

2014년 6월 29일, IS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이라크 모술의 알누리 대(大)모스크에 모습을 드러내고 칼리프국가를 수립한다고 선포했다.미군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이 IS 격퇴전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까지 IS는 대도시 모술과 락까, 유전지대, 고대도시를 손에 넣어 상당한 물적 기반을 쌓았다.

전세계로부터 최대 4만명에 이르는 신병을 끌어모으고, 잔혹한 살해 영상을 공개하며, 민간인을 무차별 살상하는 공격방식으로 단기간에 테러조직의 대명사가 됐다.

'ISIS: 테러국가' 등 IS의 발호를 다룬 저서에 따르면 IS의 시초는 1990년대 초반 요르단 출신의 불량배 아부 무삽 알자르카위가 옛 소련군과 싸우는 '지하드'(이교도에 대항한 이슬람 성전)에 동참하러 아프가니스탄에 와서 알카에다와 접촉한 데서 비롯됐다.

자르카위는 2000년에 아프간에서 알카에다 지원으로 무장대원 훈련캠프를 세웠다.

이어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이라크에 알카에다 지부를 설치하고, 쫓겨난 후세인의 장교들을 흡수했다.

당시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통합보다는 종파주의를 고수해 수니 무슬림 사이에 큰 박탈감을 초래했다.

자르카위는 수니파의 이런 불만을 활용하고 갈등을 조장해 주목받고 빠르게 세를 불렸다.

자르카위 사망 후 2006년 10월 조직의 우두머리가 된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조직의 이름을 '이라크 이슬람국가'(ISI)로 바꿨다.

2011년 아랍권의 시민운동 '아랍의 봄' 이후 벌어진 혼란은 IS에 결정적 호기로 작용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이집트 시나이반도,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등을 잇는 거대한 'IS 벨트'를 형성했다.

나이지리아의 악명 높은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보코하람'과 이집트의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 알제리의 '알무라비툰' 등 지역의 극단주의조직이 IS에 충성을 맹세했다.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도 IS 연대 조직들이 등장했다.

서방에서는 IS 조직원이나 자생 테러범이 파리 동시다발 테러나 벨기에 브뤼셀 공항 테러를 일으키며 전세계를 충격과 분노에 빠트렸다.

포로를 무참히 살해하고 그 영상을 유포해 잔학성을 과시하는가 하면 팔미라 등 고대도시의 유적을 스스럼없이 파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기세등등하던 IS는 2015년 하반기 미국 주도로 국제동맹군이 결성돼 격퇴전을 전개하면서 물리적 기반이 점차 축소됐다.

격퇴전이 시작된 2014년에 견줘 IS는 이라크 점령지역의 65%를 잃었다. 시리아 점령지는 45% 감소했다.

재정수입 규모는 2014년 19억달러에서 지난해 많아야 8억7천만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대변인' 아부 모하마드 알아드나니, 국방장관 격인 오마르 시샤니, 재무장관 역할을 한 라흐만 무스타타 카둘리, '호라산주(州)'(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지도자 하피즈 사이드 칸 등 거물이 줄줄이 제거됐다.

국가 참칭 3주년을 앞두고 IS는 바그다디가 국가 수립을 선포한 모술의 알누리 모스크까지 파괴할 정도로 궁지에 몰렸다.

시리아 북부에 있는 수도 격 도시 락까에서는 수뇌부가 이미 이탈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

러시아정부는 최근 수괴 바그다디 제거설을 제기했다.

IS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점령지와 조직원 같은 물리적 실체가 소멸해도 이데올로기 또는 프로젝트는 당분간 사라지지 않고 국제사회의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게 보안 전문가들의 공통 견해다.

유럽 등 각지에서 공격을 늘리기 위해 현지의 권한을 강화한 '분권형'으로 조직을 이미 재편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IS가 본거지를 잃으면 세계 각지의 자생 테러범 선동에 나서 더 많은 공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IS의 주요 선전전략인 '칼리프국가'의 이상이 무산되면 조직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 예측되기도 한다.

비영리기구 국제위기그룹(ICC)의 IS 전문가인 리처드 앳우드는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에 "IS '브랜드'는 점령지 확장과 칼리프국가에 깊이 관련돼 있기에, 그 실체가 사라진다면 IS는 조직의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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