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름마저 외면한 충남…가뭄 농민은 애탄다
이번 주 비 소식에 한 줄기 기대…기상청 "20∼60㎜ 예상"
(공주=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비가 오지 않는데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충남 공주에서 밭농사를 하는 정모(72)씨는 26일 이웃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이렇게 말했다.
가물어 메마른 땅에 단비가 흠뻑 올 것으로 기대했던 터였다.
이 마을에는 그러나 먼지만 살짝 가라앉을 정도만 내리고 말았다.
며칠 동안 시원한 빗소리 대신 답답한 한숨 소리만 가득했다.
전날 측정된 공주지역 공식 강수량은 0㎜다.
기상청 우량계에는 수치가 기록되지 않을 정도로 비는 가늘었다.
사진 촬영 요청에 "망한 농사를 뭐하러 보여주느냐"고 손사래 친 정씨는 "안타까운 내 심정은 뭐로도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헛웃음 지으며 말했다.
지난 주말부터 전국 곳곳에 비교적 많은 비가 온 것과 달리 충남은 특별한 비구름 영향을 받지 않았다.
물 구경하기 어려워진 농가로선 하늘마저 야속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구와 경북, 전북 등 충남을 둘러싼 다른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할 정도로 호우가 집중된 것을 고려하면 더 얄궂게 됐다.
비가 국지성으로 내리면서 같은 행정구역에서라도 강수량 차이를 보이는 경향을 보였으나, 유독 충남은 예외였다.
전체적으로 1∼5㎜가량 찔끔 오는 데 그쳤다.
27일까지로 예보된 비 소식과 이번 주말로 예정된 장마전선 북상이 아쉬운 대로 반가운 건 이 때문이다.
당장 이날 오후부터 서산과 태안 등 서해안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빗방울이 흩날리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27일 오후까지 충남 지역 예상 강우량은 20∼60㎜ 정도"라며 "강수량 지역 차가 크고 밤에 소강상태를 보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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