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 스트레스 테스트, 제3기관에 맡겨야"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는 제3의 독립적인 기관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종운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월성원전1호기 수명연장허가무효확인 국민소송 대리인단 주최로 26일 오후 서울 서소문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원자력 설계 개념과 안전 세미나'에서 발표를 맡아 이처럼 주장했다.
박종운 교수는 원전 운영자나 규제기관은 모두 원전 운영의 파트너로 볼 수 있어 이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평가 내용은 독립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원전 사업·운영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규제는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이 맡고 있다.
그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규제기관이 스트레스 테스트 평가를 할 때 사업자인 한수원 위주의 평가를 하고 있다"며 "가령 막대한 지진이 왔을 때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평가를 해야 하는데, 감당할 수 있는 지진 강도 등을 적용하고 있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 테스트는 원전 운영자와 규제기관이 설계·운영, 인허가 자료만 제시하고 제3의 독립적인 기관에서 기준을 마련해 평가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과정을 제대로 평가했는지를 다시 검토하는 과정인 '테스트 독립검토'는 제4의 전문가에 의해 수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원전 지대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월성 발전소, 고리 원자력 발전소는 활동성 단층 위에 세워졌다"고 지적하며 "원전은 활동성 단층이 있는 지역에는 건립될 수가 없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발전소를 세울 당시 활동성 단층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원전을 세웠지만, 최근 들어 활동성 단층이 분명해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독자 규제를 확보한 유럽이나 경험 축적에 따른 안전규제를 만든 미국과 달리 국내 원전 규제는 안전에 대한 철학과 규제의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khj9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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