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일부 진료기록 근거로 보훈대상 불인정은 부당"
"의료기록·진술·당시 상황 종합해서 판단해야"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훈련 중 8m 높이에서 떨어져 허리부상으로 의병 제대한 병사에게 '특이 외상력 없음'이란 진료기록 일부만 가지고 보훈대상자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6일 의병제대자 김 모(68) 씨에 대해 보훈대상자로 인정해야 한다며 국가보훈처에 재심의하라고 시정 권고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김 씨는 1972년 1월 징병검사 1등급을 받고 신병교육대에 입대해 훈련받던 중 두 차례에 걸쳐 구덩이와 8m 높이 난간에서 추락해 허리를 다치고 그해 4월과 12월 대전통합병원에 입원해 수개월 간 치료를 받았다.
김 씨는 자대배치를 받았지만 '척추 분리증'으로 더는 군 복무가 불가능하다는 대전통합병원의 판단에 따라 1973년 5월 일병으로 의병 제대했다.
김 씨는 그동안 진통제를 복용하며 고통을 겪어오다 올해 1월 보훈처에 보훈대상자 신청을 했다.
하지만 보훈처는 입원 시 진료기록 중 과거력에 '특이 외상력 없음'이 적혀있다며 척추뼈의 구조적 이상에 의한 질병으로 보고 보훈대상자에서 제외했다. 이에 김 씨는 올해 5월 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가 육군본부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 조사한 결과 외래환자진료부에 '외상, 1972년 3월 8m 높이에서 떨어짐', 간호일지와 요약기록에 '8m에서 떨어졌다고 함', 임상 기록에 '금년 2월 훈련 중 허리염좌를 받은 후 요통이 심하고 척추 분리증으로 추정된다'고 일관되게 적혀있었다.
군의관이 작성한 병상일지 표지와 병적기록표의 부대복무기록에도 모두 '공상'이라고 기재됐다.
보훈처가 문제 삼은 입원 시 진료기록의 '특이 외상력 없음' 부분은 입대 전인지, 입원 전인지 기준시점을 알 수 없고 다른 의료기록과 내용이 배치된다고 권익위는 지적했다.
권익위는 "병상일지에 외상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도 보훈처가 의료기록, 진술 및 당시 상황, 병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특이 외상력 없음'이란 진료기록 일부만 가지고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