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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후 가장 빠른 한미정상회담…동맹 다지고 신뢰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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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후 가장 빠른 한미정상회담…동맹 다지고 신뢰 쌓는다

역대 한미 정상회담서 동맹관계 '업그레이드' 성과 남겨

이번에도 한미동맹 재확인·정상간 유대강화 최우선 목표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51일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역대 정부를 통틀어서도 출범 후 가장 일찍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5년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야 할 트럼프 대통령과 우의를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은 예외 없이 취임 후 가장 먼저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한·미 동맹이 우리나라 외교의 기본 축인 데다 북한 문제 등 한반도 정세를 조율하기 위해 양국 정상 간 신뢰 구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오바마와 로즈가든 산책한 朴…'윤창중 사건'으로 오점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 7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했다. 취임 71일 만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5월 5일부터 엿새간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으며, 백악관 정상회담에 앞서 오벌 오피스 근처 로즈가든을 오바마 전 대통령과 통역도 없이 단둘이 10분간 산책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한국 정상으로는 여섯 번째로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회의장에서 연설했다. 박 전 대통령의 방문은 국빈 자격이 아니라 공식 실무 방문 형식이었지만 양원 합동회의 연설에 초청받는 예우를 받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영어로 연설해 40여 차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기로 합의하고 한·미 동맹 6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핵심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표명을 끌어내는 등 철저한 대북공조 유지를 확인했다.

또 52명에 달하는 경제사절단과 함께 북한발(發) 한반도 안보위기에 따른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경제외교'를 펼쳤으며, 방미 기간 공식 행사에 3차례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정상회담 자체는 비교적 성공적이었으나, 박 전 대통령을 수행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큰 오점을 남긴 정상회담 일정으로 기록됐다.


◇캠프 데이비드서 골프카트 운전하며 부시와 친분 과시한 MB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임기 개시 54일 만인 2008년 4월 19일 미국 대통령의 공식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후 곧바로 일본에 들러 한·일 정상회담을 하는 일정으로 첫 해외 순방을 소화했다.

이 전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본인이 직접 골프 카트를 운전하며 부시 전 대통령과의 유대를 과시했으며, '21세기 전략동맹'에 합의함으로써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주한미군감축계획 백지화를 끌어내고 미국의 대외 군사판매에 있어 최혜국 수준의 대우를 받아냈다. 또 양국 의회 내 이견으로 정체 상태에 빠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의 불씨를 살렸다.

4박 5일 방미 기간 이 전 대통령이 소화한 일정은 메인 이벤트인 부시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30여 개에 달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 만찬, 뉴욕증권거래소 방문,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한반도 문제 전문가 초청 조찬, 한국투자설명회, 상·하원 지도부 간담회,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 등 미 정부 고위관료 연쇄 회동 등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 전 대통령도 무난하게 한·미 정상회담을 마쳤지만, 방미 기간 타결된 한·미 쇠고기 협상이 발목을 잡았다.

이 전 대통령 귀국 직후 방영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를 계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이어지면서 이명박 정부는 임기 초반부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정상회담 전 이라크 파병 결정한 盧…미국 내 북폭 주장 잠재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79일 만인 2003년 5월 15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노 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더불어 한미동맹 50주년을 맞아 '완전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2003년 3월 이라크를 공격한 미국은 취임 한 달도 안 된 노 전 대통령에게 지지를 요청하며 파병을 요청했고, 노 전 대통령은 국내의 파병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미 정상회담 전 이라크 파병을 결정해 정상회담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제2차 북핵 위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미국 조야에 일던 북폭 주장을 제어하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물꼬를 돌리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주한 미2사단의 한강 이남 재배치 계획을 유보해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미칠 불안감을 덜어내는 한편, 활발한 세일즈 외교도 펼쳤다.

노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성명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적인 신뢰와 우의를 드러냈다.

1946년생 동갑내기인 두 대통령은 첫 만남이었지만 서로 잘 통했다고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안내해 링컨 대통령의 침실을 포함해 백악관 2층을 거의 다 보여줬다. 미국 대통령이 직접 안내하며 백악관 2층을 모두 소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또 두 사람은 골프를 소재로 정담을 나누는 등 정상회담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인 '정상 간 친분 쌓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번에도 한·미동맹 재확인·정상간 신뢰 쌓기가 최우선 목표







역대 한·미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이번 회담에서도 양국 모두 한·미 동맹의 강고함을 재확인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을 전망이다.

한·미 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전략의 초석일 뿐 아니라 미국에 있어서도 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가야 할 핵심축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는 단순히 좋은 관계가 아니라 '위대한 동맹'(not just good ally but great ally)이라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국내 배치 등을 두고 한·미 동맹에 균열이 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양국 모두에서 제기되고 있어 양국은 동맹이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국제사회와 북한에 분명하게 드러내 보이는 데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아울러 정상외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는 '정상 간의 돈독한 신뢰'를 쌓기 위한 이벤트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 캠프 데이비드 회담과 박근혜 전 대통령 때 로즈가든 산책을 준비한 미국이 이번에는 어떤 그림을 준비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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