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지스함 충돌사고로 북 미사일 감시 전력 약화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미 해군 이지스함 '피츠제럴드'와 필리핀 컨테이너선 충돌사고가 미국과 일본의 북한 탄도미사일 감시태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은 탄도미사일방어(MD) 전력의 일부로 10척 전후의 이지스함을 감시 및 경계에 투입하고 있는데 이번 사고로 1척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은 2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미군의 억지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미군과 연대를 계속하면서 어떤 사태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새벽 일본 시즈오카(靜岡) 현 앞바다에서 필리핀 컨테이너선과 충돌한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피츠제럴드는 탄도미사일을 추적하는 이지스 시스템과 요격 미사일 'SM3'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함이다.
컨테이너선과의 충돌로 선체 우현이 크게 손상됐다. 이지스함은 대공능력을 중시하는 선박이다. 기동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함정의 장갑 자체는 얇은 것이 약점이다. 이번 충돌사고로 이지스함의 취약성도 확연히 드러났다.
일본 정부는 미사일 방어태세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성에 따르면 7함대 요코스카(橫須賀)기지에는 11척의 이지스함이 배치돼 있다. 이중 MD용은 피츠제럴드를 포함해 7척이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MD용 이지스함은 4척이다. 정기점검을 받는 경우도 있어 이들 이지스함이 모두 작전에 참여하지는 않고 있다.
피츠제럴드는 충돌사고로 이지스함의 가장 중요한 시스템인 위상배열레이더(PAR. Phased Array Radar) 부근에 큰 손상을 입어 조기복귀가 어려운 형편이다. 미 해군은 대체 선박 파견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일본 방위성 간부는 "1척이 빠지더라도 즉각 영향은 없다"고 말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척이 줄어들면 미군의 운용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미 해군 7함대는 남중국해 등을 담당하는 부대다. 신문은 남중국해의 정세가 긴박해지면 일본 주변에 배치된 미군 함정이 남중국해로 향하게 되기 때문에 일본 주변의 전력이 약해져 일본 해상자위대의 부담이 필연적으로 커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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