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형 금융사 시노팩홀딩스 회장, 불법 대출 혐의로 구속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대만의 대형 금융업체 시노팩홀딩스(永豊金融控股)의 허서우촨(何壽川) 회장이 거액의 대출을 불법 승인한 혐의로 구속됐다고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와 AFP통신 등이 20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타이베이(臺北) 지방법원은 허 회장의 불법 대출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 인멸과 공모 가능성을 들어 허 회장의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허 회장은 2009년부터 시노팩홀딩스의 자회사를 통해 역외기업 J&R트레이딩에 50억 대만 달러(약 2천억원)를 불법 대출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대출금은 중국 상하이(上海)의 상업용 건물에 대한 투자에 이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허 회장이 다른 용의자들과 함께 증권거래법 등을 위반한 데다 배임 혐의도 인정된다며 지난주 허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이 대출받은 기업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허 회장과 함께 수사 대상에 오른 다른 용의자 2명은 해외에 체류 중이어서 신문이 이뤄지지 않았다.
대만 금감회는 19일 허 회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향후 5년내 금융권 고위직을 맡을 수 없도록 조치했다.
금감회는 또 유궈즈(游國治) 시노팩홀딩스 총경리에게 6개월 정직 처분을 내리고 시노팩과 자회사에 투자를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시노팩은 허 회장이 체포되자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회장 대행을 선임했다.
시노팩은 경영이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허 회장은 기껏해야 행정적 과실 책임 가능성이 있지만, 기업에는 어떠한 해도 끼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만은 작년 메가(兆豊)은행의 돈세탁 스캔들이 발생한 후 자금세탁 방지법을 강화했다.
메가은행은 뉴욕지점이 파나마지점과 송금 거래를 했다가 뉴욕주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자금세탁방지와 은행비밀법을 위반한 혐의로 약 1억8천만 달러(약 2천2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대만 금융회사가 해외에서 처벌받은 벌금 중 최대치였다.
메가은행은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 중심에 있던 법률회사와도 연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파나마 페이퍼스'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파나마의 최대 법률회사이자 '역외 비밀 도매상'으로 악명 높았던 모색 폰세카의 내부 자료를 분석한 문건이다. 여기에는 전 세계 90여 개국 수백 명의 주요 인사가 조세회피에 연루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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