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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사망 파장에 촉각…文정부 대북정책에 '악재' 돌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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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사망 파장에 촉각…文정부 대북정책에 '악재' 돌출

북미관계 추가경색 가능성…한미정상회담 앞두고 대화론 위축

문재인 정부 남북관계 개선 시도에 부정적 영향 미칠수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백나리 기자 =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씨의 사망은 당장 북미관계 악화는 물론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웜비어 사망 파장이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시간 20일 새벽 웜비어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외교부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를 중심으로 공식 입장 발표를 신중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국자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공식 입장이 나오기 전에 그 이상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이 인권 유린국이라는 미국인과 미국 정부의 인식이 더 강화될 것"이라며 "북미관계에 아무래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웜비어가 북한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고 결국 석방 엿새 만에 숨을 거뒀는지에 대해 자세한 경위가 밝혀질지 주목하고 있다. 유족들의 주장처럼 고문이나 학대의 여파로 사망에 이르게 됐다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대북 압박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안보 당국은 이번 사안이 현 정부 대북정책 추진에 변수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웜비어가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석방됐을 당시만 해도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생환한 만큼 최악은 피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견해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웜비어의 상태가 악화하면 북미관계에 큰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웜비어가 숨을 거둠에 따라 미국 내 대북여론 악화, 북미관계의 추가 경색 순으로 상황이 전개되면 북핵 협상의 돌파구 마련은 더욱 어렵게 될 것으로 당국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당장 이번 사안은 29∼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대통령의 북한 관련 논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거세질 미국 내 반북 여론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유화 메시지보다는 현재 가동 중인 대북 제재·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럴 경우 대화와 제재 병행과 북핵 문제의 포괄적이고 단계적인 해결을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트럼프 대통령의 공감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문재인-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공조의 첫 단추를 끼우는 정상회담에서 나올 대북 메시지가 제재·압박 쪽에 방점을 찍을 경우 대화와 협상 목소리가 차지할 공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웜비어의 사망은 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시도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북미관계가 더 꼬이면 남북 간 대화국면 조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북한 정권의 잔혹성이 다시 드러나면서 한국의 대북여론도 악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 문제가 북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3년 10월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씨를 체포한 뒤 국가전복음모죄 등을 적용해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등 6명을 붙잡아두고 있으며 정부는 이들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향후 북미 간의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북미대화가 멀어졌다는 판단 아래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의 길로 내달릴 경우 한반도 정세는 급랭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에 억류된 다른 미국인 3명의 석방을 놓고 북미간 논의가 결과를 만들어 낼 경우 의외로 협상 국면을 앞당기는 결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웜비어 석방 논의를 위해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 등 사이의 당국자간 대화 채널이 재가동된 만큼 웜비어 사망이라는 큰 악재 속에서도 북미간 후속 접촉이 있을 수 있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jhcho@yna.co.kr,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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