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어업유산]③ 펄배타고 뒤뚱뒤뚱 짱뚱어 낚아채기
신안 갯벌 전통어업…바늘 4개 부착 낚싯대로 사정거리 짱뚱어 포획
"계승자 나타나지 않아 짱뚱어 개체 수 감소 만큼이나 아쉬워"
(신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머리 위로 툭 튀어나온 눈, 가슴지느러미를 이용해 갯벌 위를 뒤뚱뒤뚱 옮겨 다니는 짱뚱어.
농어목 망둑엇과인 짱뚱어는 우스꽝스러운 외모나 이름과는 달리 맛과 영양,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덕분에 식탁에서 대접도 과거와 달라졌지만 갯벌 오염, 기후변화 등으로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귀하기 이를 데 없어졌다.
짱뚱어 잡기는 여러 곳에서 하지만 전통 방식으로 유명한 곳은 전남 신안이다.
펄 배를 타고 갯벌에 나가 바늘 4개를 부착한 낚시를 대에 매달아 짱뚱어가 사정거리에 들어오면 바늘을 던져 낚아채는 방식이다.
갯벌 위를 기어 다니는 습성을 이용한 것으로 운이 좋으면 한 번에 2마리 이상이 낚시에 걸리기도 한다.
아낙들은 갯벌 구멍에서 짱뚱어를 솜씨 좋게 잡아내기도 했지만, 이 방식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거의 사라졌다.
신안 증도 우전 해변에서 열리는 짱뚱어 축제에서는 전통 어법을 체험할 수 있다.
짱뚱어는 회, 탕, 구이, 튀김 등 모든 요리가 인기다.
산지에서 깻잎에 싸 먹는 회 맛이 특히 좋다.
건강식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갈아서 얼린 중국산이 수입되기도 한다.
개체 수가 적어지다 보니 낚시 기술 보유자들은 잡기가 무섭게 짱뚱어를 음식점으로 넘긴다.
몇십 년 전만 해도 잡히면 동네 주민과 나눠 먹는 흔한 생선이었지만 이제는 공급을 기다리는 식당이 줄을 섰다.
신안 증도에서 유명한 짱뚱어 낚시꾼인 이남창(78)씨는 10년 전과 비교해 어획량이 3분의 1이나 절반 정도에 그친다고 전했다.
이씨는 "40년 넘게 짱뚱어 낚시를 해왔는데 지난해 무더위, 가뭄으로 짱뚱어가 갑자기 사라져 놀랐다"며 "짱뚱어는 갯벌이 촉촉하고 사람 무릎까지 들어갈 정도로 물러야 많이 서식한다"고 설명했다.
갯벌 오염이나 기후변화에 예민한 어종이어서 양식, 방파제 등으로 갯벌 환경이 훼손되면 버틸 재간이 없다고 한다.
전통 방식의 짱뚱어 낚시를 계승하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개체 수 감소 만큼이나 아쉽다.
이씨는 "낚시를 하고 있으면 구경하는 분들은 재미있어하지만, 막상 해보면 다들 힘들다고 한다. 마을 젊은이들도 그렇다"며 "1년만 배우면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을 텐데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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