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큰절한 '밀양송전탑 반대' 할머니 일으킨 文대통령
고리원전 1호기와 관련된 직원 등도 참석
'미래세대 정책' 의미 담아 초등생과 '정지' 버튼 눌러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국내 천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이 열린 19일, 행사장인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는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온 '밀양대책위' 할머니들도 있었다.
한 할머니는 연단에서 기념사를 마치고 내려오는 문 대통령 앞에서 울면서 큰절을 했고 놀란 문 대통령은 황급히 다가가서 할머니를 일으켰다.
할머니들은 신고리 원전 5·6호기에서 만든 전력을 옮기려고 건설되는 밀양송전탑 건설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청와대로 보냈다면서 대통령에게 해당 편지를 읽어달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에는 해당 행사와 관련한 사람들을 예우하기로 한 청와대의 의전 원칙에 따라 이날 대통령 주변에는 고리원전 1호기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직원, 원전 해체를 담당할 한수원 직원 등이 함께 앉았다.
전국 YWCA 탈핵 대사인 하선규 전 YWCA 전 회장이 단상에 올라 고리 원전 1호기를 비롯해 '원전 제로시대'를 열겠다고 한 새 정부의 결정에 감사의 뜻을 표하자 문 대통령은 직접 연단까지 나가서 하 전 회장의 손을 잡고 격려하기도 했다.
행사에는 고리 원전과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인 월내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 8명도 함께 초대됐다.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가 미래세대의 건강한 삶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초대손님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 어린이들과 함께 고리 1호기 정지를 상징하는 버튼을 누르자 장내 대형스크린에는 '더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는 글자가 새겨졌고 참석자들은 박수로 이를 환영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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