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지스함 충돌사고 '책임'은 어느쪽?…"'충돌직전 위치' 관건"
'상대방 진로 횡단할 경우, 추월할 경우' 등에 따라 책임 소재 달라져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지난 17일 새벽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앞바다를 지나던 미 해군 이지스함 '피츠제럴드'와 필리핀 컨테이너선의 충돌사고에서 책임은 어느 쪽에 있을까.
총 2만9천60t 규모인 필리핀 컨테이너선이 8천315t 규모인 이지스함보다 규모는 크지만, 최첨단 장비를 갖춘 이지스함의 피해 규모가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사고 발생 후 사흘째를 맞고 있지만, 사고 책임을 둘러싼 논란 또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사고 원인은 해당 수역을 담당하는 제3관구 해상보안본부가 수사하게 된다.
수사에선 충돌사고 직전 양측 함선의 위치관계와 충돌 시 상황이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난사고 전문인 다가와 순이치(田川俊一) 변호사는 "충돌 2, 3분 전 양측 함선의 항로가 어떻게 됐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측 모두 감시활동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해상충돌예방법에선 선박이 상대방 진로를 횡단하는 경우, 상대방을 오른쪽으로 보는 배가 피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나란히 항해하는 상황에선 추월하는 측에 피할 의무가 있다고 정하고 있다.
앞서 필리핀 컨테이너선 승조원은 "이지스함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했는데 부딪혔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컨테이너선의 항로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 기록으로 공개됐지만, 이지스함의 항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여기에 양측 항로와 감시활동 상황에 대해 어디까지 수사가 가능한지도 불투명하다.
이지스함 운용은 군사 기밀로 취급되며 미·일 지위협정에선 1차 재판권이 미국에 있다.
전직 해상자위대 간부는 "미국 측이 일본에 정보제공을 하기에는 그 벽이 너무 높다"며 "이번 사고는 중대사고로서 군법회의에 걸릴 안건이므로 미군 측이 조사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컨테이너선이 이지스함을 추월하려 했다면 컨테이너선에 피할 의무가 있지만, 컨테이너선이 이지스함 오른쪽에서 전방을 횡단하려 했다면 이지스함에 피할 의무가 있다고 분석했다.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조지프 오코인 미 제7함대 사령관은 전날 "(승조원들이) 살아있는 것이 기적적"이라며 사고 원인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본 측 조사에 대한 구체적 협력에 관해서는 확언을 피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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