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회현장 살수차 미사용 원칙' 법으로 못박는다
위해성 경찰장비 규정·살수차 운용지침 개정키로
화염병·쇠파이프 등 사용시에만 예외적 사용…수압도 하향조정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경찰이 집회·시위 현장에서 원칙적으로 살수차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관련 법령에 적시해 법제화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살수차 원칙적 미사용' 등 인권·안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대통령령 '위해성 경찰장비의 사용기준에 관한 규정'과 내부 지침인 '살수차 운용지침'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이철성 경찰청장이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를 표명한 직후 이같은 방침을 언론에 공개했다.
경찰은 위해성 경찰장비 규정에 '경찰관은 집회시위 현장에서 살수차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선언적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다만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 위험이 명백히 발생해 살수차를 사용하지 않고는 질서유지가 곤란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살수차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화염병·쇠파이프·각목·돌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타인이나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타인 또는 공공의 재산을 파손하는 경우로 한정했다.
종전에 '도로 무단점거'나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위험성이 예상되는 경우' 살수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던 요건은 삭제한다.
살수 가능한 최대 수압은 현행 15bar(바)에서 13bar로 낮춘다. 시위대와 경찰 간 거리에 따라 수압을 달리하도록 예를 든 규정도 10m 이내는 3bar 이내, 10∼20m는 5bar 이내, 20m를 넘으면 13bar 이내로 반드시 지키도록 못박았다.
종전 살수차 운용지침에서는 관할 경찰서장도 살수차 사용을 명령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지방경찰청장 또는 지방청장 위임을 받은 경찰관으로 범위를 좁혀 살수차 사용 여부를 더욱 신중히 결정하도록 했다.
아울러 살수차 사용 전에는 3차례 이상 경고방송을 의무화하고, 시위대가 자진 해산하거나 불법행위를 중단할 충분할 시간을 주는 규정도 두기로 했다. 살수차 요원 교육 강화를 위해 연 2회 시행하던 살수차 검열도 4회로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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