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시절 범죄'로 MLB 드래프트서 외면받은 특급 좌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의 좌완 투수 루크 하임리히는 1주일 전만 해도 설레는 마음으로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리건 주립대학의 에이스이자 3학년생인 하임리히는 올 시즌 미국 대학야구 최고의 선발 투수 중 한 명이었다.
그는 118⅓이닝을 던져 11승 1패에 평균자책점 0.76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그를 유망주 순위에서 전체 43위에 올렸다. 1라운드 또는 2라운드 지명이 유력했다.
하지만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부터 15일까지 진행된 2017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그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총 1천215명의 유망주가 프로 선수의 꿈을 이뤘으나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에서 하임리히를 지명하는 구단은 어디에도 없었다.
드래프트 직전 그의 어두운 과거가 오리건 지역 언론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하임리히는 6살짜리 여아를 추행한 혐의로 2012년 8월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때 하임리히의 나이는 15살이었다.
하임리히는 2년간의 보호 관찰 처분을 받았고, 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받았다.
보호 관찰과 치료 프로그램은 2014년에 종료됐다.
하임리히는 자신에게 내려진 법적 처벌을 충실하게 이행했으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오리건 지역 언론은 드래프트 직전 하임리히의 범죄 전력을 폭로했다.
선수로서는 거의 사망 선고에 가까웠다. 메이저리그 몇몇 구단들은 언론 보도 직후 지명 후보 명단에서 하임리히의 이름을 지웠다. 다른 구단들도 마찬가지였다.
구단으로서는 비록 10대 시절에 저질렀다고는 하나 아동 성범죄와 같이 중죄를 저지른 선수를 괜히 영입했다가 구단 이미지 실추는 물론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임리히는 16일 성명을 내고 오는 18일 열리는 대학 월드시리즈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팀 동료들이 나 대신 최선을 다해주길 원한다. 그리고 내 결정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내 희망은 내년에도 오리건 주립대학에서 학생 겸 선수로 뛰면서 지역 사회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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