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듯 다른 나라들…소풍처럼 진행된 '아세안 스쿨투어'
안산 중학생 700여 명, 아세안 10개국 매력에 흠뻑 빠져
(안산=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1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의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한-아세안센터(사무총장 김영선) 주최로 '아세안 스쿨투어 프로그램'이 펼쳐친 곳이다.
행사 시작 전부터 극장 앞에는 4개의 부스가 마련돼 학생들이 북적거렸다. 룰렛 판을 돌려 동남아 전통 과자를 선물 받아 맛보는 학생도 있고, 아세안 각국의 전통 악기를 퉁겨보거나 불어보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전통의상을 입고 맵시를 뽐내는가 하면 다른 코너에서는 전통놀이를 따라 하려는 청소년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얼굴과 팔에 페이스 페인팅을 해주는 코너도 인기가 높았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안산 지역 20개교 700여 명의 학생은 마치 소풍을 나온 것처럼 들뜬 기분으로 아세안 문화를 체험하고 즐겼다.
"장대가 부딪치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요. 박자에 맞춰 뛰어야 발이 안 걸리는데 처음 해보려니 쉽지가 않네요."(초지중 1, 박대한 군)
"동남아시아 과자는 처음 먹어봐요. 우리나라 과자와 맛이 비슷하긴 한데 뭔가 색다른 느낌이 드네요."(상록중 2, 한예나 양)
10여 가지 동남아 전통 악기를 모두 다뤄본 김민재(원곡중 1) 군은 "우리나라 전통 악기와 닮았으면서도 다른 소리를 내는 게 신기하다"며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주한 아세안 대사들과의 토크쇼에 가장 관심이 쏠린다고 말하는 박민정(관산중 2) 양은 "각국의 악기가 모두 개성이 있으면서도 비슷한 구조를 띠고 있는 걸 보고 모든 나라가 차이점과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본 행사는 '아세안 토크쇼', '아세안 전통공연', '아세안 탐구 골든벨 퀴즈', '전통의상 패션쇼'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모처럼 교실을 벗어나 체험 학습에 나선 학생들은 아세안의 문화와 역사,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 외교관이 되기 위한 준비 등에 관해 배우면서도 가벼운 마음으로 이날 오후를 즐겼다.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과 롱 디망셰 캄보디아대사, 우마르 하디 인도네시아대사, 크리스티안 드 지수스 필리핀 부대사, 산야 미얀마 참사관 등 주한 외교 사절들도 청소년들이 뿜어내는 풋풋한 기운에 휩싸인 탓인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주한 외교 사절들은 좋아하는 k팝 스타들의 이름을 묻는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한 뒤 사회자로부터 노래 한 소절씩을 불러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하디 대사는 EXO 노래를 불러 보라고 하자 "EXO가 인도네시아 공연에서 불렀던 노래"라면서 인도네시아 노래를 불러 실소를 자아냈고, 디망셰 대사는 방탄소년단 노래 '봄날' 가운데 '보고 싶다~'라는 대목을 들려줬다.
지수스 부대사가 2NE1의 '아이 돈 케어' 한 소절을 연이어 부르자 객석을 메운 중학생들이 모두 따라 해 이른바 '떼창'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장래 희망이 상담가라는 박태경(상록중 2) 군은 "아세안이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로 이뤄진 건 알고 있었지만 언제 어떻게 결성됐는지는 잘 몰랐다가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됐다"면서 "오늘 체험 학습이 진로를 준비하는 데도 큰 보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선 사무총장은 "한-아세안센터가 2009년부터 해마다 각 도시를 돌며 '아세안 스쿨투어'를 개최해왔는데 올해가 아세안 창립 50주년인 데다가 안산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다문화 도시여서 오늘 행사가 더욱 뜻깊다"면서 "이 자리에 참석한 학생 가운데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관계에 기여할 인재가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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