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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인들의 비극적인 反中 분신투쟁…지난 8년간 150명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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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인들의 비극적인 反中 분신투쟁…지난 8년간 150명 분신

촘촘한 바둑판 감시망에 집단시위 엄두 못내…2008년 대규모 시위 후 스스로 불살라

2012년 11월 시진핑 등장 당대회 때 희생자 최다 기록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중국 당국이 지난 1일 발효한 사이버 안전법에 근거한 '사회주의 핵심 가치 고양'을 내세워 그동안 비교적 검열에서 자유로웠던 연예뉴스 계정 60여 개를 폐쇄한 것은 온라인 정보전달 매체와 그 정보 내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나가는 움직임을 대변한다.




올해 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등을 통해 시진핑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1인 체제 강화를 위한 지도부 개편의 원활한 달성을 위해 대내외적으로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정치뉴스 검열엔 익숙한 중국 네티즌이 반발하는 가운데 한 법학자가 "그들은 처음엔 강한 비판의 입을 틀어막고, 그다음엔 온건한 비판을 추적하고…그렇게 온건한 비판이 사라지면 독립심을 지키면서 찬양하지 않는 자들을 없애고, 마침내는 찬양하되 열정적이지 않은 자들마저 깨끗이 쓸어버릴 것"이라고 온라인에 올린 글이 네티즌 사이에 큰 공감을 얻고 있다고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소피 리처드슨 중국 국장이 지난 12일 이 단체 웹사이트에서 소개했다.

중국 당국의 이러한 철권 정책과 기이하게 대조되는 것으로, 조그마한 반중국 불안 요소도 철저하게 탄압하는 티베트에선 커다란 분홍색 하트 포스터가 곳곳에 내걸렸다고 리처드슨 국장은 13일 전했다.

분홍색 심장 포스트에 "시(진핑) 할어버지에게 마음 깊은 곳의 말을 나직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전하는 어린이들"이라는 식의 사진 설명을 곁들여 티베트인들의 가슴과 마음을 얻겠다는 캠페인이다.

그러나 바둑판 모눈처럼 촘촘한 감시체제를 통해 가하는 억압의 현실에 비춰 이 캠페인은 거의 "비극적"으로 보인다고 리처드슨은 논평했다.

티베트의 비극은 지난달 19일 아침 중국에 대한 항거의 표시로 분신 사망한 승려(22)가 2009년 2월 27일 첫 분신자로부터 이미 150번째 스스로 몸을 불태운 희생자이지만, 국제사회의 무관심 속에 중국의 억압책은 더욱 강화하기만 하고 있다는 데 있다.

국제 티베트운동(IAFT)이 운영하는 매체 세이브티베트닷오르그 등 티베트 독립 운동 관련 단체들에 따르면, 분신자 150명 가운데 119명은 화상 등으로 사망했고, 생존한 사람들도 거의 대부분 당국에 감금된 뒤 행방을 모른다. 분신자들엔 남녀 승려가 많지만, 일반인과 미성년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중국 당국은 분신자의 유해마저 유족에게 넘겨주지 않는다. 티베트청년회의(TYC) 웹사이트에 따르면, 2009년 첫 분신자의 경우 거리에서 몸에 불을 붙이고 티베트 국기와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치켜드는 순간 중국의 준군사 조직인 인민무장경찰의 총격에 다리를 맞고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졌으나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반중 시위를 벌였던 티베트인들이 시위 대신 분신투쟁을 택하게 된 것은 다른 투쟁 수단을 찾기 어려워서라는 지적이다. 대규모 반중 시위 후 중국이 곳곳에 경찰 감시소와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수만 명의 인민무장경찰의 도보 순찰과 장갑차 무력시위를 통해 수상한 인물과 움직임을 24시간 실시간으로 철저히 감시, 단속함으로써 집단행동을 싹부터 잘라버리는 데 따라 남은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호주 매콰리대의 중국 전문가 케빈 커리코는 13일(현지시간) 포린 폴리시 기고문에서 설명했다.

꼼짝달싹할 수 없는 티베트인들의 '유일한' 저항 표시인 분신에 대해서마저, 중국 당국은 분신자 가족과 친척은 물론 마을 전체에 단체 처벌을 가한다. 마을에 대한 처벌은 국가 예산을 주지 않는 방식이다.

티베트에서 8년에 걸쳐 150명이 잇따라 분신 저항하는데도, 국제 언론인과 연구자들이 현지에 접근할 수 없어 국제적 관심도 받지 못하고 있다.

커리코가 영어로 번역한 중국 거주 티베트 작가의 '불타오르는 티베트(2016)'에 따르면, 특히 2012년 11월과 3월에 각각 분신자가 28명과 11명에 이르러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났다.

3월은 중국에 대한 티베트인들의 저항운동 기념일이 몰려 있는 달이라는 특징이 있지만, 특히 2012년 11월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정권을 잡은 제18차 공산당대회가 열린 시점과 일치한다. 분신 28건 중 9건은 당 대회 직전과 대회 기간에 집중됐다.

'불타오르는 티베트' 저자 체링 위세르는 "당시 분신자들은 중국의 새 세대 지도자들이 티베트에 대한 정책을 바꾸도록 압박하는 수단으로 자기희생을 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린 폴리시 기고문에서 커리코는 중국과 티베트 관계, 혹은 중국의 티베트 정책에 관해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사람들이 잇따라 스스로 몸을 불사를 때는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커리코는 중국 정부의 안정에 대한 '숭배'가 티베트인에 대한 억압을 강화함으로써 티베트인들의 마지막 수단으로서 분신을 부르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y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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