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 계열사 5곳 대표 사퇴…총수家 계열사 지분 정리(종합)
한진칼 제외 등기이사에서도 물러나…"일감 몰아주기 비판 불식"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한진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 조 사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계열사 지분도 정리한다. 그룹에 제기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비판을 불식시키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15일 조 사장이 한진칼, 진에어, 한국공항, 유니컨버스, 한진정보통신 등 5개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 사장은 2014년 3월부터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를 맡아 핵심 계열사 경영 전반을 살펴왔다.
조 사장은 계열사 등기이사직도 함께 내려놓는다. 다만, 한진칼 등기이사는 유지한다.
대한항공은 조 사장이 핵심 영역에 집중해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기업을 투명하게 경영하라는 사회적 요구에 발맞추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2013년 3월 대한항공의 콜센터 운영, 네트워크 설비 구축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유니컨버스 대표이사직에 올랐고, 2014년 3월 한진정보통신 대표이사를 맡았다.
작년 1월 한국공항 대표에, 한 달 뒤인 4월에는 진에어 대표이사까지 맡으며 그룹 경영을 살폈다.
올해 1월에는 대한항공 총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한진그룹은 조 사장 사퇴와 함께 그룹 계열사 관련 지분 정리도 함께 진행한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비판에 대한 대응책이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보유하고 있는 유니컨버스 개인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무상 증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니컨버스투자가 보유한 토파스여행정보의 지분 27% 전량을 한진칼에 매각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매각 대금 전체를 대한항공에 무상 증여할 방침이다. 토파스여행정보 지분은 한진칼이 67.4%, 유니컨버스가 27%를 보유하고 있다.
무상증여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세금도 대한항공이 납부해야 한다. 유니컨버스는 싸이버스카이처럼 대한항공 자회사로 남게 된다.
대한항공은 계열사 부당지원이 문제가 되자 2015년 11월 지분 전량을 매입해 싸이버스카이를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11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며 대한항공과 계열사인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에 총 14억3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대한항공 법인과 조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한진그룹은 이번 조치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사익 편취 의혹 등 비판을 불식시키고, 준법 경영을 강화해 투명한 경영 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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