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지원국이라더니…미국, 카타르에 13조5천억원 무기판매
해군 합동 훈련도…'카타르 왕따' 지지 트럼프 입장과 배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테러지원국으로 비난을 받은 카타르가 미국으로부터 거액의 무기를 사들인다.
AFP통신,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미국과 카타르는 초기 가격 120억 달러(약 13조4천800억원)에 달하는 F-15 전투기를 매매하기로 14일(현지시간) 계약했다.
합의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칼리드 알 아티야 카타르 국방부 장관의 이날 미국 워싱턴 회동에서 이뤄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F-15 전투기 36대가 팔린다고 구체적 거래 내용을 보도했다.
미국은 방산업체 보잉이 최대 72대에 이르는 F-15QA 항공기를 211억 달러에 팔 수 있도록 승인했다.
알자지라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걸프국들과 카타르의 갈등 속에 미국이 또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보냈다고 해설했다.
로이터 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상반되는 거래라고 지적했다.
현재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은 테러집단 지원을 이유로 단교를 선언하고 국경을 폐쇄한 데 이어 경유를 위한 교통로도 끊어 카타르를 고립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같은 걸프 왕정들의 집단 따돌림에 대해 지난 9일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높은 수준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해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역내 긴장완화를 주장하며 엇갈리는 태도를 보였다.
알 아티야 장관은 이날 계약서에 서명한 뒤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적 군사관계를 한발짝 더 진전시키는 조치"라고 자평했다.
미국과 카타르의 군사협력 관계는 이날 또 다른 진전을 봤다.
카타르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해군 함정 두 척이 카타르 해군과의 합동훈련을 위해 카타르 도하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이번 훈련이 언제 이뤄질지, 미리 계획된 것인지 불명확하다고 보도했다.
카타르에는 중동 내 최대의 미군기지가 있다. 미국이 사용하는 카타르 우데이드 공군기지에는 미군 1만1천명이 주둔해 항공기 100여대를 운용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 걸프 지역의 갈등에서 카타르와 대척점에 있는 사우디와도 지난달 1천100억 달러(약 123조2천억원) 규모의 무기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13일에는 미국 상원이 사우디에 스마트 폭탄인 합동정밀직격탄(JDAM) 5억 달러(약 5천600억원) 어치를 판매하는 안을 승인했다.
당시 예멘 내전에서 공습으로 인도주의 재앙을 부른 사우디를 미국이 지원하고 있다는 반대론이 있었다. 미국의 거듭된 무기판매가 중동의 군비경쟁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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