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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경보도 안울려" 런던 24층 화재 사망자 규모에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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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경보도 안울려" 런던 24층 화재 사망자 규모에 우려 커져

사망자 발견 시작…고층 입주자 '대피 적기' 놓쳤을 가능성

"심야에 화재 몰랐을 수도"·"못나온 사람 많아"·"뛰어내린 사람도"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영국 런던의 24층짜리 아파트 건물의 대형화재로 사망자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현재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께 '그렌펠 타워'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미 다수의 사망자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상당수의 거주민이 대피했지만 고층 입주자를 위주로 탈출이 여의치 않았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주민 대다수가 잠들었을 새벽 시간대에 화재가 발생하고 2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삽시간에 24층까지 번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화재경보까지 울리지 않았다는 증언이 속출해 상당수의 주민이 대피할 수 있는 적기를 놓쳤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피한 주민들은 인근 건물에서 물과 담요 등을 공급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으나, 주민의 상당수가 확인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미 30여 명은 화상과 유독가스 흡입 등으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그렌펠 타워에는 12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목격자인 조지 클라크는 BBC방송 인터뷰에서 "가슴 아프다"며 "건물 꼭대기에서 (살려달라고) 불빛을 흔드는 사람을 봤는데 탈출하지 못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 밖의 한 자동차에서 울리는 경보음을 듣고 일어나 대피했다.

4층에 거주하는 한 남자는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화재경보가 울리지 않았다"며 "누군가가 4층의 모든 현관문을 두드려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 밖으로 피신하고 건물에 화염에 휩싸인 뒤에야 화재경보가 울렸다고 주장했다.

3층에 거주하는 한 남자 역시 화재경보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형과 함께 거주하던 그는 "오전 1시 45분께 집에 돌아오니 건물에 불길이 치솟고 있어 형한테 전화해서 탈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3층에 사는 그의 삼촌은 대피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익명을 요청한 한 거주자는 이웃집에서 경보음을 듣고선 "처음엔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곧 이웃들이 외치는 소리를 들었을 때 무언가 잘못돼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살아서 다행이나 많은 사람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저층 거주자들은 화염으로 출구가 막힌 탓인지 침대보로 줄을 만들어 창문을 통해 탈출하기도 했다.




화재 목격자 고란 카리미는 CNN방송 인터뷰에서 "불을 피해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도 있었다"며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건물 붕괴 위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근에 사는 배우이자 작가 팀 다우니는 "건물이 붕괴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며 말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현재 화재 현장에는 45대의 소방차와 200여명의 소방관이 출동해 진화 및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런던 소방당국은 다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건물이 너무 크고 복잡해 현재로서는 정확한 규모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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