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스타필드만은 안돼" 창원지역 반대 목소리 커져
소상공인회·정의당 잇단 반대 회견…실태조사·대토론회 예고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유통 대기업 신세계가 대형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를 창원시에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알려지면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세계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에선 지난해 창원시내 대규모 아파트 개발예정지에 상업용지를 사놓은 것이 스타필드 진출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14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스타필드 창원' 입점 계획 중단을 요구했다.
노창섭 창원시의원은 "스타필드가 들어오는 것은 단순히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하나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며 "스타필드가 처음 진출한 경기도 하남시 전통시장 등은 매출이 줄어 상인들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통시장, 골목상권을 지키고 지역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지역상권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스타필드와 같은 대형 복합쇼핑몰이 결코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자체적으로 스타필드 1호점이 있는 경기도 하남시 지역상권 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를 8월 쯤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정치권, 창원시, 신세계, 스타필드 진출에 찬반 입장을 가진 시민들이 두루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창원지역 소상공인들 역시 스타필드 진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자회견에 동참한 승장권 창원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상업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무조건 반대하진 않지만 스타필드만은 입점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스타필드가 들어온다면 지역 소상공인들이 생존을 위해 투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시의회에서 스타필드 창원진출에 반대하는 5분 발언을 한 노 의원은 찬성쪽 전화공세에 시달렸다.
노 의원은 "5분 발언을 한 이후 '왜 반대하느냐'는 취지의 전화가 사무실로 많이 걸려 왔다"고 말했다.
그는 "찬성 쪽은 주로 스타필드가 들어오면 고용이 늘어나는 등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고 복합쇼핑몰과 전통시장, 골목상권 소비층이 달라 지역 상공인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은 기우라는 의견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건축허가 등 스타필드 인·허가권을 쥔 창원시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신세계가 땅만 사놓고 아무런 행정 행위를 하지 않는데 창원시가 먼저 나서서 스타필드 진출 여부를 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5월 육군 39사단이 이전한 후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는 창원시 의창구 중동 부지내 상업시설 용지 3만3천㎡를 매입했다.
창원과학고 맞은편 상업시설 용지 2블록 가운데 규모가 큰 1개 블록이 통째로 신세계에 팔렸다.
내부적으로 신세계는 2018년 중순께 건축 인·허가를 완료하고 2018년 하반기에 건축공사에 들어가 2021년 초 상업시설을 개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필드 1호점인 '스타필드 하남'은 축구장 70개 면적에 해당하는 연면적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복합 쇼핑몰이다.
쇼핑몰 내에 백화점, 창고형 할인매장, 가전 전문매장, 초저가판매점, 해외 유명 브랜드가 입점한 럭셔리 존, 장난감 전문점, 워터파크, 영화관, 스포츠 파크, 대형서점, 식당가 등이 모두 들어있다.
하루 평균 7만명이 넘는 고객이 방문해 개장 140일만에 방문객 1천만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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