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금리인상 겁내지 않는 이유
FT "인민은행, 금리 유지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이 이제 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14일 회의에서 지난 3월에 이어 올해 2번째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FT에 따르면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좁혀지더라도 인민은행이 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금리가 이미 많이 상승했고, 위안화 가치의 안정 속에 자본유출 우려도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저명한 경제 전문가인 위융딩 인민은행 전 고문은 "중국은 지금으로써는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연준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2016년 초 중국의 주식과 외환 시장이 요동쳤을 때 중국 경제정책 결정자들의 걱정은 컸다. 외환보유액이 유례없는 속도로 감소하는 가운데 인민은행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중국의 자본이탈이 더 심해질까 봐 우려했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자 인민은행은 시간을 벌 수 있었다. 통제 조치로 자본유출을 늦췄으며 신용 확대로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뒷받침했다.
스탠더드은행의 중국 이코노미스트 제러미 스티븐슨은 "지난해 인민은행은 연준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도움이 필요 없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견해다.
인민은행은 1년짜리 예금 기준금리를 2014년과 2015년에 6차례에 걸쳐 3%에서 1.5%로 내렸다. 그 뒤로는 금리를 계속 동결하고 있다.
반면 연준은 기준금리를 2015년 12월부터 0.25%에서 1%까지 올렸으며 이번 주에도 0.25% 포인트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의 10년물 국채 금리의 차이는 2014년 12월 150 베이시스 포인트(1.5% 포인트)에서 연준의 지난 3월 기준금리 인상 후 80bp까지 떨어졌었다.
지난 3월 연준의 금리 인상 하루 뒤에 인민은행은 단기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올렸다.
인민은행은 이처럼 벤치마크 금리를 그대로 두고 시장 금리를 올린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본다.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의 앤드루 배슨은 "중국에서 단기 금리는 이미 많이 올랐으며 금융규제(강화)는 사실상의 금융여건 긴축 효과를 냈다"면서 "중앙은행은 금리가 더 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 매입과 해외 송금을 규제한 자본통제가 효과를 낸 것도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인민은행의 걱정을 덜어줬다. 올해 들어 대체로 달러당 6.9 위안 정도를 유지하던 위안화 가치는 지난달 말 이후 1.4% 올랐다. 이는 조심스럽게 관리되는 통화로서는 이례적인 상승이다.
그 결과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둘러싼 기대를 부풀렸다"고 컨설팅업체 트리비움의 앤드루 폴크는 말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많은 전문가는 위안화가 달러당 7.3 위안으로 약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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