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소련 붕괴를 '21세기 최대 재앙'으로 보는 이유
"인도주의 문제, 내전, 경제·복지·군대 시스템 붕괴로 재앙 초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소련 붕괴를 지난 세기 최대 재앙이라고 규정했던 자신의 10여 년 전 발언에 관해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5년 의회에 보내는 교서에서 소련 붕괴를 20세기 최대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푸틴은 미국에서 12일(현지시간)부터 방영에 들어간 스톤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소련 붕괴 이후 2천500만 명이 하룻밤 새 국외 거주자가 됐다. 이는 진실로 20세기의 최대 재앙 가운데 하나였다"고 거듭 주장했다.
러시아를 비롯해 옛 소련에 속했던 공화국들이 모두 독립국이 되고 소련 국민 상당수가 러시아가 아닌 다른 독립국에 살게 되면서 인도주의 문제가 발생한 상황을 지적한 주장이었다.
푸틴은 또 "(소련 붕괴 후) 러시아에선 처음엔 조짐이 나중엔 완전한 내전이 일어났으며 나는 이 모든 것을 목격했고 특히 연방보안국(FSB) 국장을 하면서는 더 그랬다"고 소련 붕괴를 재앙으로 보는 또 다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회복지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고, 경제 여러 부문이 완전히 멈췄으며, 보건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하고, 군대가 비참한 상황에 처한 것은 물론 수백만 명이 빈곤선 이하로 전락했다"고 소련 붕괴가 초래한 혼란상을 나열했다.
옛 소련 붕괴는 1990년 6월 12일 러시아가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하는 주권 선언을 채택하면서 시작됐고, 1991년 12월 25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통령직 사임을 발표하면서 마무리됐다.
푸틴은 인터뷰에서 보리스 옐친 초대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을 후계자로 지명한 과정도 소개했다.
그는 "한번은 옐친 대통령이 나를 집무실로 불러 총리에 임명하겠다면서 내가 나중에 대통령에 입후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는 이것은 아주 큰 책임으로 내가 이 일에 준비가 돼 있는지 확신이 없다고 답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옐친이 왜 자신을 후계자로 선택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오스카상 수상 경력의 스톤(71)은 지난 2년간 푸틴 대통령(64)을 10여 차례 만나 인터뷰했으며, 미국 케이블네트워크 '쇼타임'(Show time)은 12일부터 15일까지 매일 한 시간씩 스톤의 푸틴 인터뷰를 내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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