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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권 대규모 정전에도 지하철 무사했던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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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권 대규모 정전에도 지하철 무사했던 까닭은

정전 시 다른 변전소서 전력 공급…LED 조명등에 축전지 내장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남권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나 큰 혼란을 겪은 가운데, '시민의 발' 지하철은 문제없이 달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하철이 갑자기 멈춰 서거나 땅밑에 있는 역사가 '암흑천지'가 된다면 자칫 위험한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13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인근 변전소 문제에서 비롯된 정전 사고 당시 해당 지역의 지하철 시설의 전원도 순간적으로 끊겼다.

정전 당시 영향을 받은 지하철 구간은 2호선 당산·신도림·대림, 7호선 보라매·가산디지털단지·철산 등 총 16개 역이었다. 11일 오후 1∼3시 기준으로 이들 역을 드나든 시민은 2호선 3만238명, 7호선 2만5천935명 등 총 5만6천173명에 달했다.

특히 환승역으로 오가는 시민이 많은 2호선 신도림역은 불과 이 2시간 동안 6천326명이 승차하고 6천810명이 내리는 등 총 1만2천136명이 드나들었다.

자칫하면 5만 명이 넘는 시민이 '암흑 속'에 갇힐 뻔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변전소 한 곳에서 이상이 생겨도 가장 가까운 다른 변전소에서 곧바로 전기가 공급되도록 설계가 된 덕분이었다.

이는 올해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뉴욕·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동시다발 정전 사태가 빚어져 지하철이 멈추는 바람에 갇힌 승객들이 1시간 30분여 만에 구조되는 일과 비교된다. 같은 달 홍콩에서도 지하철역에서 정전이 발생해 승객이 선로를 따라 대피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11일 대규모 정전이 일어났을 때 전동차뿐 아니라 지하철역도 완전히 불이 꺼지지 않았다.

당시 2호선 8개 역은 조명 절반이 꺼졌지만, 나머지 절반은 전기 공급을 유지해 불을 밝혔다.

특히 7호선 8개 역은 정전과 동시에 전체 조명 수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LED 비상조명등이 켜졌다. 이 LED 비상조명등은 내부에 축전지를 갖추고 있어서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40∼60 럭스(Lux) 밝기로 1시간 동안 불을 밝힐 수 있다.

또 불이 꺼졌던 조명 역시 1분 이내에 가까운 다른 변전소에서 전기를 끌어와 지하 역사가 어둠에 잠기는 일을 막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013∼2015년 지하철 역사 비상등을 LED로 교체하면서 내부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내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사는 정전 사태를 가정해 재빠르게 복구하는 모의 훈련을 분기마다 꾸준히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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