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인공물질로 태양전지 등 효율 높이는 기술 개발
이화여대 우정원 교수 연구팀,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특수한 성질을 지니도록 설계된 인공물질(메타물질)을 이용해 태양전지 등 광전소자(빛을 전자신호로 변환하는 소자)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12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이화여대 우정원 교수 연구팀은 프랑스·일본 등의 공동연구진과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발표했다. 이 논문은 5일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전하가 발생해 움직이는 전하이동(CT·charge transfer)은 반도체의 작동 원리에서 가장 기본 역할을 차지하는 현상이다. 태양전지 등 광전소자에서는 빛을 흡수한 광활성층 물질에서 발생한 전자-정공(electron-hole) 쌍이 이동한 후 전자와 정공으로 분리되며, 전자는 양극, 정공은 음극에 모여 전류를 만들어 낸다.
연구진은 다층으로 쌓인 특수한 메타물질을 반도체 기판(substrate)으로 활용함으로써 전하 분리도(charge separation)를 2.4배로, 전자-정공 쌍이 분리되지 않고 유지되는 특성시간(characteristic time)을 1.7배로 늘릴 수 있었다.
특성시간은 분자 주변의 유전상수(dielectric permittivity·물질의 전기적 특성을 나타내는 물질 고유의 값)를 낮추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메타물질을 이용해 분자 주변의 유전 상숫값을 낮춰 특성시간을 늘릴 수 있었다. 이런 제어 원리는 소자의 전력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쓰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관심 대상인 전하이동의 다이내믹스를 제어하기 위한 인공적 기판 설계의 길을 열어 광전자공학(optoelectronics)과 화학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공동교신저자 3인 중 한 명인 우정원 교수는 "기존의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던 낮은 효율과 짧은 수명을 높이기 위해 메타물질을 적용해 기존의 세밀하고 복잡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도 전하이동 현상을 제어할 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방식으로 전하이동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어, 태양전지 등 광전소자뿐 아니라 유기 반도체, 유기 디스플레이소자 등 다양한 소자의 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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