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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부터 취업교육까지…범죄 피해자 재기 돕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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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부터 취업교육까지…범죄 피해자 재기 돕는 경찰

경기남부경찰, 2015년부터 7천여건 지원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지적장애를 지닌 A(24·여)씨는 지난해 남자친구의 꾐에 넘어가 1억1천400여만원에 달하는 빚을 지게 됐다.

돈을 빌려달라는 남자친구의 요구에 응한 것이 사달의 발단이었다.




사회 물정을 잘 알지 못했던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남자친구가 소개한 대부업체를 통해 돈을 빌려줬고, 빚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자친구가 해외로 도피한 탓에 대부업체에 돈을 갚을 길이 막막했다.

A씨 아버지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피해자 보호에 나섰다.

경찰 협력단체 소속 위원 중 현직 변호사를 채무자 대리인으로 지정해 A씨가 파산 선고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한편,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A씨 사정을 고려해 범죄피해자센터로부터 생계비 360만원을 즉시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사건으로 충격을 받았을 A씨에 대한 심리상담을 진행하면서 대부업체 측에 채무상환 독촉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장애인협회를 통해 A씨가 취업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고, 일자리도 소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범죄 피해로 일상생활조차 힘들어했던 피해자들이 경찰의 도움으로 재기에 나서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015년 2월부터 경찰서마다 '피해자 전담 경찰관'을 한 명씩 지정해 범죄피해자 또는 그 가족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경제와 법률지원, 심리 치료 등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과 법원에 동행해 피고인 재판을 함께 모니터링하거나 피해자가 어린 경우 인생 선배로서 진로 상담도 마다치 않는다.

지역사회도 범죄피해자들을 돕는 데 한몫한다.

경기도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한 경찰 협력기관 멘토 위원은 2015년 경기 수원시의 한 PC방에서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은 B(당시 24세)씨의 유족에게 무료 진료권을 제공했다.




미용학원을 운영하는 또 다른 위원은 B씨의 어머니가 취업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학원 수강권을 지원했다.

이 밖에 말벗 돼주기, 주거지 청소해주기, 어린이 피해자들의 등·하교 도와주기 등 지역사회의 따뜻한 손길이 전담 경찰관의 지원과 더불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9일 "기존 범죄피해자를 위한 구조금 제도는 가해자에 대한 형벌이 확정돼서야 지원금 지급 범위나 여부가 결정됐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면서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피해자 보호와 지원에도 '골든 타임'이 있다고 보고 경찰 수사 단계부터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의자를 잡는 것에 그쳤던 기존 경찰의 역할이 피해자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영역으로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피해자 전담 경찰관 제도를 시행한 지난 2015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지원 실적은 모두 7천99건에 이른다. 부문별로는 경제적 지원 1천794건, 법률지원 1천239건, 심리상담 3천721건, 주거지 청소 등 기타 지원 345건이다.

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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