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군비 대폭 증강…국방예산 10년 간 70% 증액키로
군비 확충 20년 계획 발표…"자주 외교 뒷받침"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 자유당 정부가 대폭적인 군비 증강에 나서 향후 10년간 국방예산을 70% 증액하기로 했다.
하르짓 사잔 국방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군비 증강 20년 계획을 새로 발표하고 현재 189억 캐나다달러(약 15조7천억 원) 규모의 연간 국방예산을 오는 2026-2027 회계연도까지 327억 캐나다달러로 확충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우선 5년간 66억 캐나다달러를 증액하는 것을 포함, 향후 20년간 국방비로 총 623억 캐나다달러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라고 사잔 장관은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대인 국방예산이 1.4%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평균 국방비 증액 목표인 2%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잔 장관은 국방비 증액의 구체적 재원 대책은 추후 제시할 것이라며 구체적 내역을 밝히지 않았으나 "철저하고 면밀하게 비용을 책정했다"며 "의회와 캐나다 국민이 현 정부뿐 아니라 미래 정부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날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부 장관이 미국 의존에서 벗어나 자주적 외교 노선을 강조한 발언을 했다고 상기하고 정부의 군비 증강 계획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장기적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사잔 장관은 '강력, 확고, 관여'로 명명된 정책 계획에서 군의 작전능력 증강과 현대화를 이루기 위해 정규 및 예비군 5천 명을 증원하고 공군의 노후 CF-18 전투기를 88대의 새 기종으로 전면 교체하는 한편 신규 함정 15척을 증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차기 전투기의 경우 지난 보수당 정부의 교체 규모 65대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로 주목된다고 현지 언론은 밝혔다.
자유당 정부는 최종 교체 기종을 결정하지 않은 가운데 잠정적으로 미국 보잉사의 F/A-18 슈퍼호넷기 18대를 우선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보잉사와의 무역 분규로 이 계획이 보류된 상태이다.
88대의 전투기 교체 비용은 슈퍼호넷기 기준으로 190억 캐나다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지만, 정부는 구체적 예산 내역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전임 보수당 정부는 노후 CF-18기를 미국 록히드마틴 사의 F-35기 65대로 교체하면서 90억 캐나다달러를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구매 예산을 일부러 축소 발표하면서 수의 계약으로 추진했다는 논란에 휘말려 전면 백지화했다.
병력 중강과 관련, 정책 계획은 6만8천 명인 정규군과 2만8천500명인 예비군을 각각 3천500명, 1천500명 늘리도록 했다.
사잔 장관은 군비 증강 계획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나토 회원국 국방비 증액 압력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하고 "이 국방 계획에서는 무엇보다도 캐나다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조너던 밴스 합참의장은 국방 계획을 반기며 "군에 몸담은 사람으로 최고의 날"이라고 말하고 사이버전 전력 강화 등 가능한 계획은 가급적 조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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