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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한달…청와대 주변 '국민 목소리'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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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한달…청와대 주변 '국민 목소리' 커졌다

1인시위 부쩍 늘고 기자회견도 열려…청와대 인근서 천막 기습설치까지

경찰 대응도 과거와 차이 뚜렷…"사안별로 유연하게 대응"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이효석 기자 = 새 정부 출범 한 달 사이 청와대 앞 풍경이 눈에 띄게 변했다. 저마다 사연이 있는 1인 시위가 즐비하고, 과거 경찰이 경호 문제를 들어 대부분 제지하던 기자회견도 하나둘 열리는 모습이다.

지난 7일 오후 5시께 금속노조가 청와대 서쪽 입구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주차장에 1인용 텐트 4개를 기습 설치했다. 애초 이 장소에서 7일간 철야 노숙농성을 하겠다는 집회신고는 냈지만, 천막 설치 여부는 밝히지 않은 상태였다.

예전이었으면 각종 법 위반 혐의를 들어 바로 설치를 중단시키고, 천막을 압수하기까지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찰의 대응이었다. 대개는 사전에 정보망을 가동해 천막 등 시설물 설치 가능성을 파악하고 미리 대응 준비를 한다.

경찰은 다른 곳에서 진행되는 3보 1배 행진에 신경 쓰느라 천막 설치를 막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노숙농성이 사전에 예고된 상황에서 설치를 적극 차단하지 않은 것은 분명 종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집회·시위는 물론 기자회견까지 엄격히 제한되던 청와대 분수대 앞 풍경도 새 정부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 시민단체들이 정부 정책 등과 관련해 주장을 펴는 기자회견도 별다른 제약 없이 열리고 있다.

지난 5일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가족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피해 지원제도 개선을 호소했다. 자신들의 요구를 담은 편지도 문 대통령 측에 전달했다.







원외 정당인 노동당도 이달 1일 청와대 사랑채 입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수활동비 유용 여부를 엄정히 조사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달 16일에는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성주·김천 주민단체와 시민활동가·원불교 교인 단체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신고 없이 자유롭게 열 수 있다. 집시법을 엄격히 적용하면 회견에서 구호를 외쳐도 미신고 집회에 해당하지만, 경찰은 표현의 자유 보장 차원에서 그 정도는 용인한다.

그러나 바리케이드 안쪽에 있는 청와대 분수대나 사랑채 앞 등은 기자회견조차 철저히 제한된 공간이었다. 원내정당 국회의원들쯤 돼야 그나마 자유롭게 기자회견이 가능했다. 청와대라는 중요시설 경호 문제가 주된 이유였다.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신고 대상이 아닌 1인시위는 눈에 띄게 늘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 앞 분수대 1인시위 인원은 15명가량이다. 종전에도 드문드문 1인시위가 있긴 했으나 기껏해야 한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문 대통령과 참모진이 대국민 소통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과거 국회나 정부서울청사 등 다른 곳에서 1인시위하던 이들이 앞다퉈 청와대 앞을 찾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앞이 '1인시위 명소'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경찰은 일단 청와대 인근 집회나 분수대 앞 기자회견을 일률적으로 허용하지도, 규제하지도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경호구역임을 고려해 경호에 위해가 될 만한 물품을 가져오는 등 상황이 있으면 제지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세워진 상태는 아니고, 사안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으로 보면 된다"며 "경호 위해요소가 있으면 제지하겠지만, 정상적인 기자회견까지 제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한 달 사이 경찰의 청와대 주변 집회·기자회견 관리에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낮은 경호' 방침이 경찰의 집회관리 태도에도 분명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앞으로 새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나 기자회견이 청와대 주변에서 잇따를 경우 경찰이 '경호 위해요소'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pul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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