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와 철학 같나"…김동연 청문회, 정책코드 검증 주력
文정부 복지정책·소득주도 성장론과 입장 일치 확인에 초점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여야는 7일 국회에서 열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정책 기조를 검증하기 위한 질문을 쏟아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 앞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와는 다르게, 이날 청문회의 초점은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보다 정책 검증에 철저히 맞춰진 점이 눈길을 끌었다.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그동안 후보자가 갖고 있던 철학과 가치가 지금 현 정부와 맞느냐 안 맞느냐가 걱정이 된다"라며 질의를 시작했다.
정 의원은 "2012년 기재부 2차관 시절에는 재벌가 손자까지 정부가 보육비를 대는 것은 복지 과잉이라며 무상보육을 비판했고, 누리과정 예산도 교육청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는데 문재인 정부는 중앙에서 해당 예산을 편성한다고 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 후보자가 "여러 가지 재정 여건과 국회에서 합의된 정신을 바탕으로 신중히 검토하겠다"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자, 정 의원은 "입장 정리가 안 된 것이 아니냐. 향후에도 (후보자와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가) 사사건건 부딪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공약 중 소득주도 성장과 공공일자리 81만 개 창출이 핵심"이라면서 "그러나 김 후보자의 모두발언에는 소득주도 성장이란 말도 없고, 공공일자리 81만 개를 만든다는 말도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굉장히 강조한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말을 모두발언에서 빼고 '혁신성장'을 넣은 것은 소득주도 성장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소득주도 성장도 우리 경제의 난제를 푸는 데 중요한 채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한국 부자들의 상속률이 약 74%에 달한다는 미국의 한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자신의 재산을 물려주는 데 있어 과연 조세 공정성이 확보되느냐가 관건"이라며 김 후보자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우리나라 조세가 소득 재분배 기능에 있어서 여러 노력을 했지만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구조적으로 해결할 중장기 방안도 깊게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당 박준영 의원은 김 후보자의 일자리 정책 기조를 물어보면서 "과연 농수축산업은 국민이 종사할 값어치가 있는 일자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일자리는 기본적으로 기업과 벤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민간 쪽에서 많이 만들어야 한다"면서 "특히 농촌·수산업 쪽은 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도 중요한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청문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문재인 정부 경제수장으로서의 김 후보자 경력과 역량에 긍정적인 평가를 한 점에도 이목이 쏠렸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김 후보자의 내정으로 우리 사회에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는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 역시 "문 대통령의 인사 중 국민을 가장 안심시키는 인사"라고 평가했고,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도 "그동안의 김 후보자 행적을 보면 능력과 자질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청문회의 초점은 대체로 정책검증에 맞춰졌으나 일부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고, 김 후보자는 긴 시간을 할애해 반박했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이 청년 시절 현역병 입대를 회피하기 위해 시력검사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김 후보자는 "병역은 민감한 문제이니 정확하게 말씀드리겠다"며 과거의 시력검사 과정을 꼼꼼히 되짚었다.
또 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어머니의 명의를 빌려 투기 목적으로 판교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저는 24년간 공직자로서 재산공개를 해왔고 재산 문제에 빈틈없이 하기 위한 결벽증이 있다"며 조목조목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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