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필 관리사 12일째 장례도 못치러"…고용구조 개선 요구
노조 "마사회가 직고용 해달라"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지난달 부산 경마장에서 숨진 마필 관리사의 유가족과 동료들이 장례식을 미루며 마필 관리사의 처우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7일 마필관리사노조 부산경남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한국마사회 부산 경마장에서 일하던 박모(38) 마필관리사가 마방 인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조는 박씨의 죽음이 마필 관리사의 불합리한 고용구조와 연관 있다고 주장한다.
박씨는 숨지기 전 아내와의 통화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했고 경마장에 대한 불평을 담은 유서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5년간 노조 대의원을, 지난 2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 직능본부 말산업 발전위원을 맡으며 마필관리사 고용구조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유가족과 직장동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런 고인의 뜻에 따라 고용구조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무기한 장례를 연기하며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숨진 지 12일째이지만 아직 고인을 보내드리지 못하고 부산 경마장과 한국마사회 부산동구지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면서 "한국마사회와 조교사들은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라"고 말했다.
부산 경마장의 마필관리사는 다른 경마장의 마필관리사보다도 특히 고용환경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경마장의 경우 마필관리사 채용을 조교사 '협회' 차원에서 하지만 부산 경마장은 마필관리사가 개별 고용되는 형태다.
임금중 성과에 연동되는 비중이 높고 조교사에게 상금 분배 등 재량권도 많이 주어져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툭하면 초과근무에 당직, 조교사의 갑질 등 억울한 일이 잇따르지만 조교사 한마디면 잘리는 파리목숨이라 항변도 못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마필관리사를 한국마사회가 직접 고용해 달라고 요구한다.
또 마필 관리사에게 지급되는 임금 기준을 명확히 하고 조교사에 대한 감독을 제대로 해달라고 주장한다.
노조는 오는 10일 오후 2시 한국마사회 부산동구지사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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