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선 D-2] 與 과반유지 장담 못해…격차 1~12%P 들쭉날쭉
메이, 의석 못 늘리면 리더십 타격…과반 상실시 총리직도 '불안'
젊은층 투표율이 관건…테러로 안보이슈가 막판에 재부상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오는 8일 치러지는 영국 조기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영국 여론조사기관들은 일제히 집권 보수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전망은 보수당의 압승에서부터 과반 상실까지 편차가 심하다. 보수당은 현재 하원(650석)에서 과반을 점하고 있다. 절반보다 6석 많은 330석을 갖고 있다.
지난 2~5일 공개된 여론조사들은 보수당과 노동당 지지율 격차로 1%포인트에서 12%포인트를 나타낸다.
조사별(최근 공개순)로는 ICM(11%P), 유고브(4%P), ORB(9%P), 서베이션(1%P), 콤레스(12%P), 입소스모리(5%P) 등이다.
이중 유고브가 유일하게 의석수 예측치를 제시하고 있다. 5일 현재 보수당 305석, 노동당 268석을 제시했다. 보수당의 과반 상실을 예측한 것이다.
이처럼 편차가 큰 이유는 젊은층의 예상투표율을 다르게 반영한 데서 비롯된다.
9%포인트 격차를 보인 ICM 조사책임자 마틴 분은 일간 가디언에 "(지난 2주간의) 노동당 지지율 급등은 '투표에 참여해 노동당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젊은 층과 2015년 총선 때 무투표자들에서 일부분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예상투표율을 정하는 과정에서 격차가 작게 나온 조사들은 이들이 조사 때 직접 밝힌 투표참여 의사를 중시한 반면 격차가 크게 나온 조사들은 그보다 이들의 과거 총선 투표율 기록을 중시했다고 설명했다.
2005년과 2010년 총선에서 18~24세 투표율은 각각 38.2%, 51.8%였는데 ICM 조사에 응한 18~24세 응답자들은 82%가 투표참여 의사를 밝혀 커다란 괴리를 드러낸다고덧붙였다.
노동당 지지자들이 많은 젊은 층 투표율이 선거 결과를 가를 것이라는 데 여론조사기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영국 총선은 정당명부 비례대표 없이 전체 650개 개별 선거구별로 최다 득표자를 당선인으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아울러 지난 3일 발생한 런던 브리지와 인근 마켓 테러가 막판 표심을 흔들 변수로 꼽히고 있다.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5일 ITV 인터뷰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가 3개월간 세 차례 발생한 테러의 책임을 지고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정말로 지지할 것이다. 절대 경찰 인원을 줄여선 안 된다"며 메이 책임론을 따지는 공세를 펼쳤다.
코빈 대표는 "(2010~2016년) 내무장관으로 재임하면서 경찰인력 감축을 주재하고 지금은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이(메이)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공격했다.
그는 전날 칼라일 유세에서 지난 6년간 치안을 포함해 전방위적인 긴축 기조를 유지해온 보수당 정부와 메이를 겨냥해 "돈을 덜 들이고 국민을 보호할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메이 총리는 "나는 테러에 대처하는 경찰에게 추가적인 권한들을 줘왔다. 제러미 코빈은 이런 권한들에 반대해왔다고 자랑해왔다"고 맞받아쳤다.
메이 총리는 오는 19일 시작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앞두고 강력한 협상권을 쥐고자 지난 4월 18일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만 해도 보수당 리드가 20%포인트 안팎에 달해 과반의석을 50~60석 늘리는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계산이 총선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압승은커녕 과반유지조차 불확실한 형편에 몰렸다.
메이 총리가 지금보다 의석수를 크게 늘리지 못하면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당 안팎 등 국내 정치에서는 물론 브렉시트 협상에서도 입지가 약화된다.
만일 과반마저 잃으면 정국이 혼란국면에 빠져들면서 총리직도 장담하기 어려운 지경에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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