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앞 충북지사 선거, 민주당 '3연승' vs 야권 '설욕'
이시종 지사 3선 도전 '가닥'…여야 전·현직 의원들 물망
교육감, 진보진영 김병우 재선 도전…보수계 후보는 안갯속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박재천 기자 = 내년 6월 13일 치러질 충북지사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더불어민주당의 3연승 여부다.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그동안 6차례의 충북지사 선거에서 보수 정당이 4차례 승리했으나 2010년과 2014년은 이시종 지사가 민주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간판으로 출마해 내리 재선에 성공, 기울어졌던 정치 지형을 바꿔놨다.
이번 충북지사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3선 도전이 될 이 지사의 출마 여부다.
이지사는 "아직 1년 넘게 남은 상황에서 출마 여부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도정에 집중하겠다"며 현재까지 출마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이 지사의 3선 도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국무총리 등 중앙무대에서 활동할 적절한 공간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내년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며 "당으로서는 민선 5기와 6기를 무난히 끌어온 이 지사가 가장 안정적인 카드"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 지사와 함께 거론되는 충북지사 후보로는 중국 대사로 내정된 노영민 전 의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인 도종환 의원, 4선의 오제세 의원 등이 꼽힌다.
노 전 의원은 중국 대사로 낙점되면서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온 지사 선거와 다소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출마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는 분석이다.
광역자치단체장 승리를 통해 문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도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노 전 의원도 지사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 놓지 않고 있다.
노 전 의원은 지난달 25일 충북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사 선거 출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그런데 신경 쓸 여력이 없다. (하지만) 내일 일은 모르는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야권은 민주당보다 사정이 더 복잡하다.
자유한국당에서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는 많지만, 뚜렷한 '대표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당의 후보군은 윤진식 전 의원과 이종배 의원, 박덕흠 의원, 경대수 의원, 박경국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등이 꼽히고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진보 진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얼마나 복원될 것인가가 가장 큰 변수"며 "지사 선거에 관심이 있는 후보들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당의 지지율을 보고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윤 전 의원이다. 출마를 결심하면 4년 만에 이 지사와 '리턴매치'가 이뤄진다.
윤 전 의원은 2014년 지사 선거에서 패한 뒤 사실상 정치 활동을 중단했으나 자신이 총재를 맞고 있는 한국 택견협회를 중심으로 최근 외부 활동의 폭을 넓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전 의원의 한 측근은 "2014년 지방선거 이후 윤 전 의원이 정치권과 거리를 둔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닫아 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 당은 이번 대선을 통해 불모지였던 충북에서 전·현직 지방의원들을 영입, 몸집을 불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질만한 중량급 인사는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결국 내년 지방선거도 민주당과 한국당 양강 구도로 펼쳐질 가능성이 커보이는 이유다.
충북교육감 선거는 아직 후보군이 명확하게 형성되지 않은 형국이다.
전교조 충북지부장 출신으로, 2014년 선거에서 진보 성향으로는 충북에서 처음으로 교육계 수장에 오른 김병우 교육감의 재선 도전은 확실하다.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는 김 교육감에 맞서 도전장을 던질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보수계에서 김 교육감의 유력한 대항마로 여겨졌던 김양희(자유한국당) 충북도의회 의장은 교육감 선거 불출마를 결정했다.
교사 출신으로 교육감 출마 자격을 갖춰 주목을 받았던 김 의장은 지난달 23일 "출마 권유를 많이 받았지만, 정치인은 교육을 든든하게 후원해 주는 게 순리"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정당인의 경우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려면 지난달 24일까지 당적을 정리했어야 했다.
김화석 전 도교육청 교육국장, 박정희 전 청주교육장, 손영철 전 충북교육정보원장, 윤건영 청주교대 총장, 심의보 충청대 교수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직은 교육감 출마 권유를 받았다거나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풍문 정도다.
전국의 진보 교육감들과 교육정책에서 궤를 같이하는 진보 정권 출범 초기라는 점에서 세 불리를 느끼는 보수계 인사들이 당선 가능성을 살피며 출마를 저울질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충북 교육계 보수 진영의 대표 주자인 이기용 전 교육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005년 8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했던 이 전 교육감은 당선 확률이 높은 단일 보수 후보를 내기 위해 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량감 있는 보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가 직접 '재등판'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되지만, 그가 올해 72세로 고령이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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