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상' 제주 이틀간 14농가 가금류 1만여마리 살처분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한 제주에서 이틀째 가금류 살처분이 이어졌다.
제주도는 4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상귀리 B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3㎞ 이내 3농가에 있는 가금류 104마리를 살처분한다고 밝혔다.
B농장은 지난달 26일 AI 양성반응이 나온 전북 군산 서수면의 농가에서 오골계 500마리를 들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농장의 토종닭 438마리, 오골계 15마리, 오리 4마리 등 457마리는 지난 3일 모두 살처분됐다.
B농장에서는 지난달 29일 전북에서 들여온 오골계 500마리 중 80∼90마리가 폐사했다. 30일에도 같은 규모로 폐사하고, 남아있던 오골계는 31일 모두 폐사했다. 앞서 27일에는 100마리를 오일시장에서 판매했다.
이처럼 3일 동안 집단 폐사현상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농장은 방역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B농장과 함께 같은 날 같은 농장에서 오골계 500마리를 들여온 것으로 확인된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S농장에 있는 오골계 1천11마리, 토종닭 387마리, 육계 235마리, 거위 16마리, 칠면조 10마리 등 총 1천659마리는 먼저 살처분했다.
이번 고병원성 AI 의심사례는 제주시 이호동에 사는 A씨의 집에서 처음 발생했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일시장에서 S농장이 판매한 오골계 중병아리 5마리를 샀으나 다음날 모두 폐사했다. 5일 뒤인 지난 2일에는 이전에 사육하던 토종닭 3마리마저 폐사했다.
A씨의 신고를 받은 도는 신속히 가검물을 채취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다음날 이들 가검물에서 고병원성 가능성이 큰 'H5N8'형의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도는 또 A씨가 오골계를 산 경로를 확인하고 곧바로 S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3㎞ 이내를 방역대로 설정, 방역대 내에 있는 가금류 살처분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B농장도 S농장과 같은 농장에서 오골계 500마리를 산 것을 확인하고 그 농장을 중심으로 추가 방역대를 설정해 살처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틀간의 방역작업을 통해 총 14농가에서 기르는 가금류 1만98마리를 살처분한다.
도는 차량과 사람의 이동을 통한 확산을 막기 위해 A씨의 주택과 S농장, B농장 주변에 이동통제초소와 거점 소독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방역대책본부와 24시간 비상상황실을 운영하며 A씨처럼 오일장에서 오골계를 사 간 도민의 신고를 받고 있다. B농장과 S농장은 오일시장에서 160마리의 오골계를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전국에 AI가 창궐한 이후 두 달 가까이 발생하지 않자 지난 1일부로 위기경보를 하향해 평시 방역체계로 전환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AI 의심사례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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