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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카지노 총격·방화'…테러냐 강도냐 의혹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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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카지노 총격·방화'…테러냐 강도냐 의혹증폭

'37명 희생자', 총격 사망 없어…필리핀, 강도에 무게

IS 자신들 소행 주장…범인 시신훼손, 신원 확인 난항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 인근 카지노에서 2일 발생한 총격·방화사건이 강도의 소행으로 인한 대규모 참사인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에 의한 테러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필리핀 당국은 사실상 강도사건으로 규정하고 후속 수사를 하고 있지만, 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범행 배경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자살한 범인의 시신이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돼 이번 사건이 자칫 미궁으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모든 징표가 정서적 장애가 있는 개인에 의한 범죄 행위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 군(軍) 대변인도 "조금이라도 테러라고 볼만한 특징이 없다"면서 "범인이 경고사격을 하긴 했지만 총격으로 누구를 해칠 의도는 확실히 없었다"면서 테러와는 거리를 뒀다.

범인은 '리조트 월드 마닐라' 카지노에 난입해 자동소총을 난사했다.

그러나 총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다만 범인이 총격 후 카지노에 불을 지르면서 질식 등으로 한국인 1명을 포함해 37명이 숨졌다.

오스카 알바얄데 마닐라 지방경찰청장은 "범인이 카지노에서 돈을 잃어 이를 만회하기를 원했거나, 완전히 정신이 나간 사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총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범행과정에서 230만 달러(25억8천여만원) 상당의 카지노 칩을 가방에 쓸어담은 점, 카지노에 불을 지르고 카지노와 연결된 호텔 방에서 스스로 총격을 가한 후 몸에 불을 질러 자살한 점 등이 테러와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그러나 IS는 공식 선전 매체인 '아마크'를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는 한편, 범인의 이름이 '아불케이르 알아르케비엘리'라고까지 주장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 마라위 시에서 계엄령이 선포된 가운데 정부군과 IS 추종 반군 간에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IS의 주장이 더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IS의 소행으로 여겨졌던 사건들 가운데 IS가 거짓으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사건도 있다고 전했다.

IS는 지난해 방글라데시에서의 테러공격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방글라데시는 지방 무장세력에 의한 공격이었다면서 IS의 주장을 거짓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배후를 밝혀내는 데는 범인의 신원확인이 중요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WSJ은 전망했다.

범인의 시신이 심하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마닐라 경찰은 확보한 카지노 영상 기록 등을 통해 범인이 콧수염을 기르고 영어를 사용하는 신장 180㎝가량의 백인 외국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가 나중에 필리핀인으로 보인다고 정정했다.

lkw77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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