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반도체 입찰 안개 걷히나…"WD 내주 양보안 제시" 전망
"WD CEO, 日 욧카이치공장에 7조~8조원 투자방안 내놓을 듯"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을 둘러싸고 도시바와 대립하던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스티브 밀리건 최고경영자(CEO)가 다음주 일본을 방문해 양보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WD나 도시바 양측 모두 극한 대치를 하고 있지만, 사태가 더이상 악화할 경우 "시간을 다투는 투자경쟁을 펼치는 반도체 시장에서 공멸할 우려가 있다"며 물밑에서 타협점을 모색해 온 결과물이다.
2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WD와 도시바는 대립이 계속되면 도시바 경영재건을 위해 불가결한 도시바메모리 매각 작업이 위험해질 수밖에 없어 겉으로는 극하게 대립하면서도 타협점을 모색했다.
여기에는 반도체업계에서 세제적인 기술 및 설비 투자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대립이 계속되면 라이벌 기업에 순식간에 뒤처지게 된다는 절박감도 작용했다.
WD는 낙찰 전망이 서면 국제중재재판소에 신청한 매각중지 신청 취소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도시바도 도시바메모리의 주요 자산을 도시바 본사로 다시 이전하는 카운터펀치를 날렸지만, 초조했다.
이런 와중에 밀리건 CEO가 다음주 방일해 도시바 측에 새로운 제안을 하게 된다. 7천억~8천억엔(약 8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 욧카이치공장에 제7제조동을 건설하는 등 계속투자 의지를 밝힌다.
WD의 이러한 태도는 강경과 유화 전략을 동시에 구사해 반도체 인수전에서 유리한 교섭을 해보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아사히는 해석했다. 도시바는 6월중 도시바메모리 매각처를 결정하려고 한다.
도시바도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WD가 과반 이상의 출자 비율 고집 등의 조건을 재검토할 경우에는 협의를 진행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의 의지도 반영됐다.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다음주 밀리건 CEO를 만나 WD가 집요하게 주장해 온 도시바메모리 과반 출자 등의 조건을 재검토하면 화해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이러한 움직임을 볼 때 '미일연합진영'을 구성해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하려는 도시바와 일본정부의 의지가 관철될 수 있을지는 다음 주에 구체적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도 있다.
5월 19일 마감한 도시바메모리 2차 입찰에는 ▲ SK하이닉스와 연합한 미국 펀드 베인캐피탈 ▲ 미국 투자펀드 KKR ▲ 미국 브로드컴 ▲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 4곳이 응찰했다. WD는 개별응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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