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6개 보 수문 열고 물 방류 시작…환영·걱정 교차
환경단체 "미흡하지만 전면 개방 첫 단추 의미"…일부 농민 "영농 차질 우려"
(전국종합=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1일 오후 2시. 창녕함안보 수문이 열리자 낙동강 물줄기가 흙탕물을 일으키며 힘차게 흐르기 시작했다.
'쏴∼' 하는 소리와 함께 수문을 넘은 물줄기는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강 하류로 흘러 내려갔다.
이날 오후 수문을 열고 방류를 시작한 4대강 보는 낙동강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 모두 6개.
지난해 여름 녹조 해소를 위해 보의 물을 일시적으로 조금씩 방류하는 펄스 방류를 한 지 근 1년여 만에 수문을 연 것이다.
이들 보는 물 유입량과 목표 수위가 각기 다르지만, 방류량을 조절해가며 시간당 2∼3cm씩 수위를 낮추게 된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6개 보가 가둔 물은 3억6천300만t에 이른다.
창녕함안보가 1억90만t으로 가장 많다. 강정고령보는 9천만t, 금강 공주보는 1천560만t, 영산강 죽산보는 2천570만t의 물을 가두고 있다.
이들 보는 정부 방침에 따라 수문을 상시 열어 놓고 물을 흘려보내야 한다.
금강통합물관리센터 제어실은 이날 오후 2시 공주보에 설치된 폭 40m의 전도식 게이트(수문) 3개의 각도를 60도에서 18도로 눕혔다.
각도가 기울어진 수문 높이는 1m에서 35cm로 낮아졌다. 금강물을 가로막던 65cm의 벽이 사라진 것이다.
낮아진 수문 위로 초당 150t의 물이 '쏴∼' 하는 소리와 함께 쏟아졌다. 물이 쏟아진 보 남단에는 하얀 물거품이 일었다.
현재 8.75m인 공주보 수위는 앞으로 20cm 수위를 더 내려 양수 제약수위인 8.55m로 맞출 계획이다
급격한 수생태 변화를 막고자 시간당 2cm씩 천천히 수위를 낮출 경우 이르면 이날 자정께 목표 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간 모두 88만t의 물이 하류로 빠져나간다.
영산강유역환경청도 죽산보 수문을 열고 방류를 시작했다. 3.5m인 현재 수위를 2.5m까지 낮춘다.
수위를 1m 낮추는 작업은 4개 수문 가운데 2개만 20㎝씩 들어 올려 강물을 하류로 천천히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간당 2∼3㎝씩 낮아지는 수위는 3일 오후 6시께 2.5m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계획상 방류량이 가장 많은 강정고령보도 수문을 열었다.
강정고령보는 현재 19.5m 수위를 1.25m 낮춰 18.25까지 내릴 계획이다.
그러려면 보 안에 가둔 물 9만230만t 가운데 21%에 이르는 1천940만t을 흘려보내야 한다.
창녕함안보는 확보 수량 1억90만t 중 410만t을 빼내 수위를 20cm 낮출 계획이다.
이날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을 지켜보려고 현장을 찾은 환경단체 회원 40여명은 오후 1시부터 보 좌안 주차장에서 '수문 개방 환영행사'를 열었다.
정부의 6개 보 수문 상시 개방 방침 발표 직후 "(개방 정도가) 미흡하다"고 실망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점차 수위를 낮춰가겠다는 정부 방침에 일단 의미를 부여하기로 했다.
임희자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미흡한 점이 있긴 하지만 그동안 열심히 해온 우리들을 다독이고자 한다"며 "(오늘이) 앞으로의 보 전면 개방까지 가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윤재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상임대표도 "마냥 웃어야 할지, 아니면 화내야 할지 모르겠다. 어정쩡한 자리"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일부 농민은 보 수문 개방에 따른 저수량 부족으로 영농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주보 인근에서 벼농사를 짓는 박모(63.우성면)씨는 "금강보의 저수량이 줄어들면 벼농사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아직 모내기를 하지 않은 논이 많은데 걱정"이라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열흘간 4대강 물 유입량을 꼼꼼히 조사해 시간당 방류량을 결정했다.
하지만 전날 중부지역에 비가 왔고, 강 상류에 설치된 댐의 방류량이 유동적인 만큼 6개 보의 시간당 방류량이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보 수문의 열고 닫기를 반복하며 시간당 2∼3cm씩 수위가 낮아지도록 방류량을 조정할 계획"이라며 "보 수문 개방으로 강 하류지역 수위가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선경 정회성 박정헌 양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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